“정점 안 찍었는데 거리두기 완화?”…이재갑, 자문위원 사퇴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2.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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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황 너무 쉽게 보고 있어…거리두기 완화 메시지 주는 것 잘못”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JTBC 방송 캡처본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JTBC 방송 캡처본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계속 목소리를 높여왔던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가 지난 16일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에서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사퇴 직후 “정부가 코로나19 정점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거리두기 완화 조짐을 보인다”며 “상황을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18일 사적 모임 인원은 6명 제한을 유지하되, 영업시간 제한은 밤 9시에서 10시로 늦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17일 JTBC 《뉴스룸》에도 출연해 ‘정부 자문위원직에서 물러난 이유가 방역 완화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하기 위해서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딱 그런 것만은 아닌데 어쨌든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사인을 정부가 주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반발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 말이기 때문에 일단 자문위원직에서 내려놓아야 새로운 대통령이 또 새로운 자문단을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해서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영업시간 제한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사실 1시간 늦춰주는 게 자영업이나 소상공하시는 분들한테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방역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정점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상황을 너무 쉽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국민들에게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어느 정도의 정점에 이르고 나면 전반적인 상황이 유럽이나 미국처럼 안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그 상황이 되면 거리두기나 방역패스 등이 완화할 여지가 충분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점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선 “지금 유행상황들이 계속 악화한다면 2월 말이나 3월 초, 특히 바로 대선 직전이 가장 상황이 안 좋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이 교수는 사퇴 전날인 1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적어도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 주셨으면 한다. 이미 현장은 지옥이다”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고통 때문에 더는 말씀드리기도 여의치 않아, 거리두기에 대해선 더는 말씀드리지 않으려 한다. 정부에서 들을 것 같지도 않고”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퇴 후) 제가 맡고 있는 환자와 집단발병으로 고생하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돕고 근무하는 병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조용히 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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