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장동 브로커 ‘봐주기 수사’ 의혹 추가 제기
한동안 잠잠했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 21일 중앙선관위 주최 첫 법정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두고 강하게 맞붙으면서다. 여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녹취록 속 “이재명 게이트” 언급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한편, 새롭게 제기된 윤 후보의 대장동 브로커 ‘봐주기 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거친 신경전을 연출하고 있다.
논란은 전날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등 김만배씨의 녹취록 발언이 적힌 피켓을 꺼내들자, 윤 후보가 “그 녹취록 끝부분에 김만배가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 공개하라”고 맞불을 놓으며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허위 사실이면 후보 사퇴하라”고 강하게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곧바로 국민의힘은 녹취록 속 ‘이재명 게이트’ 발언에 화력을 집중하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가 분명히 나온다. 거짓말하는 이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검을 지금이라도 빨리 하면 된다”며 “이미 경찰, 검찰, 공수처는 야당 후보 죽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데도 (윤 후보를) 못 죽이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재명 게이트’ 발언과 대장동 비리 의혹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김기현 원내대표와 같은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게이트’는 ‘이재명 때문에 일이 안 된다’는 취지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 입구에서 지킨다는 의미의 ‘게이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강 본부장은 “그런 식으로 보면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과) 훨씬 많이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도 입장문을 내고 “김만배씨의 ‘이재명 게이트’ 발언 시점은 2020년 10월26일이고, 이 발언 사흘 전 이 후보는 2년을 끌어온 선거법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며 “당시 ‘이재명 게이트’는 이 후보의 대장동 토론 발언 등을 포함한 선거법 위반을 지칭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이 후보는 무죄 확정으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제기된 ‘이재명 게이트’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윤 후보의 ‘이재명 게이트’ 주장은 자신에게 불리한 녹취록이 나오자 상황을 모면하려 억지로 꿰맞춘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윤 후보의 대장동 대출 브로커 봐주기 수사 의혹을 파고들며 역공에 나섰다. 해당 의혹은 전날 JTBC가 대장동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최초 보도한 것으로, 윤 후보가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 시절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의혹을 사건을 맡으며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가 사실이라면 ‘명백한 사법거래, 윤석열 게이트’다”라며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일당이 본인들의 추악한 대장동 비리를 이재명 후보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는 증거가 매일매일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안하무인, 목불인견과 같은 태도로 대선 레이스를 펼치며 정의와 공정을 입에 담고 있다. 검찰은 지금이라도 즉시 재수사에 착수하고, 윤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봐주기 수사 의혹은 터무니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누구의 청탁을 받았다면 조씨와 인척간인 부산저축은행 회장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할 리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변인은 또 “조씨는 대검에서 뇌물 전달 과정에 관여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을 뿐 대장동 사업 관련 질문을 받을 여지가 없었다”며 “윤 후보는 당시 중수2과장으로서 130여 명의 수사팀을 이끌고 있어 개별 참고인 조사를 직접 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거짓 네거티브로 진실을 이길 수 없다.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대한 거짓 의혹으로 대장동 게이트를 물타기 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