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家 ‘깨끗한나라’ 막 오른 3세 경영…후계자는?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2.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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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최전선엔 큰 누나, 승계 최전선엔 장남
ⓒ깨끗한나라 제공
ⓒ깨끗한나라 제공

범LG가(家)인 깨끗한나라에서 3세 경영의 막이 열렸다.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남인 최정규 깨끗한나라 이사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 등기임원으로 신규 선임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최 이사는 구광모 LG 회장의 고모인 구미정씨의 아들이기도 하다.

1991년생인 최 이사는 2020년 3월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르며 깨끗한나라 이사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비상무(非常務)여서 사실상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주총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경영수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로써 깨끗한나라는 최 회장의 모든 자녀(1남2녀)가 경영에 나서게 됐다. 가장 먼저 경영수업을 받은 건 장녀인 최현수 깨끗한나라 사장이다. 미국 보스톤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6년 깨끗한나라에 입사했다. 이후 마케팅팀장과 경영기획실장을 지낸 뒤 2013년 연말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2015년부터는 이사회에 합류했고, 2019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이듬해인 2020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현재 전문경영인인 김민환 부사장과 각자대표제로 깨끗한나라를 이끌고 있다. 그가 제지사업부와 생활용품사업부를 총괄하고, 김 부사장은 공장과 인사(HR)를 책임지는 구도다.

최 회장의 차녀 최윤수 온프로젝트 대표는 광고대행업체인 온프로젝트를 비롯해 화장지 제조업체 나라손과 인력파견업체 용인시스템 등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오너 일가의 사실상 개인회사로 깨끗한나라와는 출자관계가 전무하다. 이들 회사는 주로 깨끗한나라와의 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최현수 사장과 최정규 이사가 깨끗한나라를 공동 경영하고, 최윤수 대표가 가족회사를 담당하는 구도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깨끗한나라 경영권이 최종적으로 최정규 이사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분 승계의 무게추가 이미 최정규 이사에게 기울어있기 때문이다.

2008년까지만 해도 깨끗한나라 최대주주는 최 회장(67.58%)이었다. 그러나 계속된 적자로 경영상황이 악화하자 최 회장은 2009년 사돈기업인 희성전자에 지분을 넘겼다. 그 결과 희성전자는 깨끗한나라 최대주주(70.75%)가 됐다. 최 회장 일가는 깨끗한나라가 정상화한 2014년 다시 지분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 일가는 최 이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 결과 최 이사는 현재 깨끗한나라 지분 16.12%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최현수 대표와 최윤수 대표의 지분율은 각각 7.70%다. 3세 자매의 몫을 모두 더해도 최 이사의 지분율에는 못 미치는 셈이다. 이밖에 최병민 회장과 구미정 여사의 깨끗한나라 보유 지분은 각각 3.46%와 4.96%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분 승계 상황을 보면 최정규 이사가 깨끗한나라 후계자로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범LG가에서 ‘장자승계의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져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최 이사에게 경영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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