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을 이끌 핵심 인사 50명 총정리 ②
  • 구민주·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2 10:00
  • 호수 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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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주한규·김성한·김용현 등 요직 예상…석동현·이완규·주진우 검사 그룹도 주목

☞ 앞선 『윤석열 정권을 이끌 핵심 인사 50명 총정리 ①』 기사로부터 이어집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는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지 1년하고 5일, 불과 370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이후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최초의 ‘0선’ 대통령이 됐다. 놀라운 기록이지만 이는 윤 당선인에게 험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치적 경험이나 자산이 없었단 의미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이 결국 당선증을 손에 쥐기까지 더 많고 다양한 조력자가 필요했던 배경이다.

무엇보다 이들 조력자의 상당수는 앞으로 윤 당선인을 도와 국정을 이끌어갈 사람들이다. 대다수가 당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요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윤석열 당선인의 ‘이너서클(한 조직 내 실질적 권력을 점유하는 소수 핵심층)’인 셈이다. 시사저널은 다방면 취재를 통해 선거 과정에서 활약한 윤석열의 사람 중 50여 명을 추려 분석해 봤다.

윤 당선인의 인력풀은 크게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먼저 윤 당선인과 함께 전면에 나서 선거를 치르거나 조언 등을 통해 정무적으로 윤 당선인에게 도움을 준 당 안팎 인사들이다. 그다음으론 선거 과정에서부터 윤 당선인의 공약을 설정하고 실제 윤석열 정부에서 실행할 정책들을 설계한 전문가 그룹이다. 윤 당선인과 오랫동안 가까이 지냈고 물밑에서 윤 당선인을 도왔던 검찰 출신 인사 등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경제 김소영·김경환, 복지 안상훈, 교육 나승일·조영달 교수

대선 초 검찰 출신 ‘정치 신인’ 윤 당선인에겐 외교·안보·복지·노동·교육 등 정책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윤 당선인은 일찍이 각계 전문가들을 포진시켜 향후 국정 방향을 가늠할 공약의 그림을 그렸다. 윤 당선인의 정치 첫발부터 함께 떼며 ‘정책 전문성’이라는 숙제를 함께 푼 인물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다.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예산실장 등을 지낸 이 전 실장은 윤 당선인의 삼고초려로 캠프가 구성되지 않은 때부터 합류해 ‘취임 후 100일 내 자영업자 긴급구조 프로그램 가동’ 등 대선 초기 선명성 있는 공약들을 총괄했다.

모든 대선후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아온 경제·부동산 분야에서 윤 당선인의 양 날개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 전반의 골격을 짜온 김소영 교수(선대위 경제정책본부장)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한 학자 중 한 명이다. 거시경제와 국제금융 전문가인 그는 차기 한국은행 총재 등 여러 요직의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낸 김경환 교수는 250만 호 주택 공급, 세제 완화 등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을 총괄했다.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경제 공약 설계에 함께했다. 강 전 수석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까지 더해 메시지 관리와 정무적 조언도 함께해 왔다. 여기에 부친의 땅 투기 의혹으로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한 후 대선 중반 윤 당선인 선대위에 합류한 윤희숙 전 의원도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인 그는 여성 경제학자라는 희소성이 있어 이후 중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주당과 가장 공약 차별성을 보였던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윤 당선인의 55년 지기이자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브레인 역할을 했다. 선대위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향후 윤석열 정부에서도 키를 쥐고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뒤집고 윤석열표 새로운 외교 로드맵을 짤 것으로 보인다. 

국방 분야 핵심 인사로는 윤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이자 선대위에서 국방정책위원장을 맡은 김용현 전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꼽힌다. 그는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포럼’을 주도하며 예비역 장성들을 윤 당선인에게로 끌어오는 역할을 했다. 대선 과정에서 여야가 팽팽히 맞붙은 또 하나의 이슈는 원전이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탈원전 백지화와 원전 최강국 건설을 약속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선대위 원자력·에너지 정책분과장)는 탈원전과 싸운 대표적인 인물이다. 윤 당선인이 정치를 시작할 때 주한규 교수의 서울대 사무실을 찾아가 원자력 정상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 일은 유명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기본 시리즈에 맞서 윤 당선인의 복지를 설계한 대표적 인물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선대위 지속가능한복지국가정책본부장)다. 무분별한 현금 복지를 경계하고 사회 서비스 복지를 해답으로 내걸어온 안 교수는 난제 중 난제인 연금 개혁에서 윤석열 정부의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또 하나의 난제인 저출생·보육 분야 정책은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교육정책은 교육부 차관 출신 나승일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가 기틀을 마련했다. 윤 당선인의 또 다른 교육 분야 조력자로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 교수가 있는데 그는 윤 캠프의 교육정상화본부장으로 활약했으며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교육감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 당선인은 선거기간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를 토대로 정부 플랫폼을 구축하고 해당 시스템을 해외로 수출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아이디어는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부 차관을 지낸 인물로, 윤 당선인과 대학 시절부터 인연을 쌓았다. 새 정부의 4차 산업·디지털 관련 정책 실현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캠프 바깥에선 정책시민단체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 윤 당선인을 위해 활동해 왔다. 윤 당선인이 정치에 정식으로 입문하기 전 정용상 동국대 법학과 명예교수가 이 단체를 만들어 대선기간 내내 전국 각지에 지역본부를 세우며 세를 키워나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 책본부 해단식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당선증을 전달받고 있다.ⓒ시사저널 박은숙

가장 끈끈한 검찰 인맥…한동훈은 어디로

윤 당선인의 사람들을 거론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끈끈한 검찰 인맥이다. 27년 검찰에만 직을 두었던 만큼, 윤 당선인의 인연은 검찰 출신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캠프 내에도 이들은 다수 포진돼 ‘서초동 캠프’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윤 당선인이 그간 자신의 측근 검사들이 인사 불이익을 받은 데 대해 ‘적폐’로 규정해온 만큼, 이들을 요직으로 복귀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내 ‘윤석열 사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단연 한동훈 검사장(사법연수원 부원장)이다. 향후 대장동 의혹을 비롯한 굵직한 수사와 윤석열식 사법 개혁이 예고된 가운데, 윤 당선인의 복심인 한 검사장의 거취는 검찰을 넘어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선 막판 윤 당선인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검사장에 대해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향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도 있다.

이완규(전 부천지청장)·손경식(전 창원지검 검사) 변호사 역시 윤 당선인의 검찰 인맥에 빠지지 않고 거론돼온 인물이다. 이 변호사는 윤 당선인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손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대구지검 초임 검사이던 시절 함께 근무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들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징계처분 불복 행정소송의 법률대리인이었으며, 장모 등 가족 관련 사건을 변호해 오기도 했다. 이들은 캠프에서 공식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윤 당선인과 가족의 법적 문제에 대응하며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비교적 공식적으로 윤 당선인을 도운 검찰 라인으로는 부장검사 출신 주진우 변호사와 40년 지기 석동현 변호사(전 서울동부지검장)를 들 수 있다. 주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으로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으며, 2019년 좌천성 인사에 반발해 검찰을 떠났다. 그는 경선 때부터 캠프 내 법률지원팀을 이끌었으며 주로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의혹에 적극 나서왔다. 석 변호사의 경우 선대위 상임대외협력특보로도 활동하며 언론에 종종 등장하기도 했다. 캠프 내에서 윤 당선인에게 편하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인사 중 한 명으로도 꼽힌다. 여성 최초 검사장 타이틀을 가진 조희진 변호사(전 서울동부지검장)는 선대위 여성본부장으로 합류해 윤 당선인 검찰 인맥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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