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특혜의혹’ 이규원 검사…尹 당선되자 곧바로 사의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3.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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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출국금지 의혹’ 재판·징계 도중 사의 밝혀…사표수리 여부는 불투명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가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규원 검사가 지난 2021년 5월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의 위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규원(45·사법연수원 36기) 춘천지검 부부장검사가 돌연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 인사로 불리는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사표를 낸 것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부장검사는 지난 10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SNS를 통해 "14년간 정든 검찰을 떠날 때가 온 것 같아 일신상 사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1만7775건, 1만4879명 사건을 처리했고, 그중 제가 기소된 '김학의 출국금지 등' 사건 하나만 미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봄이 오고 나라에도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것 같다"며 "검찰권은 조직 구성원들의 권한이기에 앞서 국민에 대한 무거운 책무다. 검찰은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 마땅한 중요한 조직이니, 부디 정의와 약자의 편에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그 소명에 걸맞은 곳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이 부부장검사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소속이던 지난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을 막기 위해 허위 사건번호가 기재된 요청서를 접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조사 과정에서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면담보고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해 특정 언론에 유출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그를 두 번째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대검 감찰위원회는 그에 대해 정직 6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이 부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상 특혜를 입었다는 내부 비판도 받은 바 있다. 그는 대검 진상조사단에 파견돼 김 전 차관 의혹을 조사한 뒤 곧바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 후 곧바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파견됐다. 일반적으로 해외 연수 이후에는 일선 검찰청에 근무하게 되는데, 곧바로 정부기관에 파견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특혜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그는 지난 1월 인사에서 춘천지검으로 발령받았을 때도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 법무부는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검사들을 비수사 보직으로 발령내는 것이 의례적인데, 이 부부장검사는 일선 청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에서 특혜 논란을 일으킬만큼 승승장구했던 이 부부장검사로서는 차기 정부에서 검사 생활을 원만하게 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부부장검사가 곧바로 검찰을 떠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대검이 징계를 청구했으나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아직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징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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