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부모보다 소득은 조금 늘고 빚은 ‘눈덩이’
  • 김준란 디지털팀 기자 (loveways12@naver.com)
  • 승인 2022.03.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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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등으로 금융자산 정체…MZ 부채감소 정책 필요”
서울 시내 한 고용지원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고용지원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 이른바 'M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은 반면 훨씬 더 많은 빚을 진 채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15일 발표한 'MZ세대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현재 MZ세대(24~39세·1980~1995년생 결혼한 상용직 남성 가구주 기준)의 근로소득은 2000년 같은 연령(24~39세)의 1.4배로 집계됐다. 소득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X세대(1965~1979년생), 베이비붐(BB)세대(1955~1964년생)의 근로소득이 2000년 같은 연령대의 1.5배, 1.6배인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 않다.

MZ세대의 금융자산도 2001~2018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 연령대의 금융자산 증가율은 1.2배로 BB세대의 1.5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최영준 한은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난 등으로 금융자산 축적을 위한 종잣돈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활비, 주거비를 제외하고 금융자산에 투자할 여윳돈이 얼마 남지 않아 금융자산을 축적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총부채의 경우 반대로 2018년 MZ세대가 2000년 같은 연령대의 4.3배에 이르러 X세대(2.4배), BB세대(1.8배)를 크게 웃돌았다. 결국 MZ세대의 소득과 금융자산은 X세대나 BB세대보다 덜 늘어난 반면 빚은 크게 불어났다는 뜻이다. 불황기 이후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MZ세대가 집을 사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끌어다 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MZ세대는 직접 주식투자를 더 선호하고, 금융위기 이후 소비를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MZ세대 연령대의 총소비는 2000년 동일 연령대 대비 1.3배 늘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1.03배 수준을 보였다.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MZ세대가 여가 및 취미활동을 위해 필수소비를 절약하는 모습도 보였다. MZ세대의 필수소비는 2004년 동일 연령대 필수소비에 비해 0.85배 수준으로 줄어 X세대(0.91배), BB세대(1.0배 수준)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최 연구위원은 "MZ세대의 금융자산 증가폭을 장기간에 놓고 보면 변동폭이 미미해 거의 축적하지 못했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라면서 "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전 세대와 비교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는 향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점검하고 이들의 소득 증가, 부채 감소 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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