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K 방역’ 지적…“韓, 확진자 폭증하자 집단 무관심”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3.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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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韓, ‘K 방역’ 홍보하더니 시민들 피로감 누적에 방역책 완화…의료계는 우려”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4만여 명 줄어든 20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3만4708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4만여 명 줄어든 20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3만4708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최근 국내 하루 확진자가 60만명대까지 폭증하는 등 코로나19 방역 위기가 계속되자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펼쳤던 한국이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집단적 무관심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는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NYT는 '한국의 치솟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집단적 무관심과 만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거 확진자들을 추적하고 검사해 격리하는 데에 집중했던 한국이 이제는 집단적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NYT는 "인구수 약 5000만명의 한국에서 지난 목요일 62만1328명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촉발한 유행은 지금까지 한국이 경험했던 모든 (코로나19) 유행을 능가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성인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60세 이상 인구 10명 중 9명이 부스터샷을 맞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거리두기와 출입국 규제를 완화하며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러한 한국 정부의 방역정책 방향에 대해 "한국은 일일 확진자가 수십에서 수백명일 때는 거리가 텅 빌 정도로 영업시간과 사적모임 등을 제한했다. 이 정책을 한국 정부는 'K-방역 모델'이라며 홍보했지만, 이제는 소상공인들 회복과 일상 재개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변화에 대해 NYT는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인한 시민들의 누적된 피로감을 꼽았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 연구원도 NYT 인터뷰에서 "더 이상 (시민들의) 인내심이 남아있지 않다"면서 "시민들의 협력을 얻기 위해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해왔다. 협력도 일종의 자원인데 이제 고갈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YT는 한국 의료계 전문가들이 정부의 방역 완화 조짐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의료진이 감염되고, 병동 포화로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NYT 인터뷰에서 "방역 조치 완화는 확산세가 정점을 지난 후에 이뤄졌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20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도 전날에 이어 30만 명대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3만4708명으로 이중 국내 발생은 33만4686명, 해외유입 사례는 22명이다. 또 사망자는 하루 사이 327명 늘어 누적 1만2428명을 기록했고 치명률은 0.13%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새 거리두기 방역지침 조정안에 따라 사적모임 규모를 6인에서 8인으로 확대하는 대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11시까지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이번주 정점에 도달했거나, 늦어도 다음 주에는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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