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누각‘ 행정수도 세종 재정 건전성…늘어난 빚으로 ‘곤두박질’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3.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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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국감서 ‘재정 건전성 허구’ 지적돼…그 후 빚 1649억원 더 늘어
재정자립도 최상 자랑하더니, “어쩌다 빚더미에” 시민들 한숨
2020년 5월 이춘희 세종시장이 논란이 된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유치에 대해 "시민들께서 반대하면 추진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밝히고 있다. ⓒ세종시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

행정수도 세종시가 올해 4450억원의 빚더미에 올랐다는 시사저널의 단독보도가 지역 이슈로 불거졌다. 그도 그럴 것이 세종시는 재정자립도 전국 최상위권이다.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불과 몇 년 사이 ’빚더미 곳간‘의 경고등이 켜지면서 재정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실체는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확연히 드러났는데도 별다른 대안은  없었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2020년은 시 재정 최악의 사태를 비롯해 세종지역 3대 ’핫이슈‘가 주목을 받았었다. 세종시민들의 충격과 분노, 허탈감, 박탈감 등으로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남긴 한해였다. 

그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은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세종시의 재정자립도는 59.3%,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서울시(76.1%) 다음으로 가장 높다고 한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실제 이와 같은 시의 높은 재정자립도는 ’허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상당수 세원을 변동성이 큰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과 “세종시 예산이 '국토 및 지역개발'에 지출되는 비중은 타 지자체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꼬집은 바 있다.

당시 시가 공개한 채무 현황을 보면 개발채권 1766억원, 정부기금·농협 재출 차입금 등 모두 2801억원의 빚을 떠안았다. 이는 세종시가 아파트 분양 광풍이 일면서 세수입 호황을 누리던 때다. 따라서 박 의원의 ’재정 건전성 허구‘ 지적과 관련해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2년이 지난 올해, 세종시는 차입금 등 637억원을 더 끌어쓰면서 빚은 1649억원이 늘어난 4450억원대다. 해마다 평균 900억원 늘어 눈덩이처럼 커졌다. 여기다 지역개발기금까지 손댔는가 하면, 공유재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재정 건전성 허구‘는 곧바로 시민들의 분노와 박탈감으로 체험해야 했다. 재정자립도 최상의 세종시가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은 전국 최저의 지원을 받았다. 지자체 유일하게 기본지원금 100만원 이외 중복지원을 받지 못한 사례를 남겼다.

충남도를 비롯해 대부분의 지자체는 2020년 가구당 100만원씩, 정부기금 100만원을 포함해 최대 200만원의 혜택을 줬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많게는 280만원의 재난기금을 지원하는 등 세종시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당시 이춘희 세종시장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중복지급 하기보다는 중소상인과 자영업자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냈다.

'빚더미'에 오른 세종시가 지난 2020년 각종 지원비를 삭감하자 세종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시엋사 앞에서 반발 시위를 벌였다.
'빚더미'에 오른 세종시가 지난 2020년 각종 지원비를 삭감하자 세종지역 문화예술단체가 시 청사 앞에서 반발 시위를 벌였다. ⓒ 문화예술협회

앞서 시는 예산긴축의 명분으로 산후조리, 문화예술, 농촌지원금 등을 줄줄이 삭감해 시민단체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세종시 ‘화상경마장’ 유치 백지화 사태는 재정 악화에 몰린 시의 ‘민낯’을 드러낸 현주소였다. 도박 시설로 세수입을 충당하겠다는 시의 입장과 관련해 시민들의 분위기는 허탈감과 분노로 들끓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해 5월 시가 본격화된 재정난을 극복할 방안으로 화상경마장 유치가 논의되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결국, 이 시장은 “시민들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그 뜻에 따르겠다”며 백지화를 밝혔다. 그러면서 “유치를 지시하거나 마사회 쪽과의 구체적인 협의도 없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은 “세종시가 어쩌다 빚더미에 올라 도박장 시설 유치 반대까지, 사상누각의 재정 건전성은 결국 행정수도 세종완성에 걸림돌로 작용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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