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 위기를 기회로 맞바꿀 새로운 미래 지도
  • 조철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3 11:00
  • 호수 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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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한국, 인구통계로 보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IMF 총재였던 라가르도가 한국의 인구 변화를 두고 ‘집단자살 사회’란 표현을 썼다. 집단자살이란 누구도 살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당장 많이 가졌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란 얘기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결국 넘어지고, 모두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자도생은 불가피한 현실 카드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합리적이지만, 사회로 보면 갈등·비용이 요구되는 선택지다. 최대한 각자도생 없는 안전하고 탄탄한 사회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한민국 트렌드 키워드인 ‘각자도생’을 가장 먼저 책으로 낸 경제학자이자 인구 전문가 전영수 교수가 《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2022-2027》을 펴내며 저출산으로 ‘인구병’에 시달리는 현실을 타개해 나갈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출산율 꼴찌로 돌이킬 수 없는 노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인구 절벽 위기를 기회로 맞바꿀 시간이 고작 5년이라고 경고한다.

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2022-2027│전영수 지음│블랙피쉬 펴냄│296쪽│1만7000원
대한민국 인구 트렌드 2022-2027│전영수 지음│블랙피쉬 펴냄│296쪽│1만7000원

“지속 가능한 건강 사회 만드는 게 ‘저출산’ 해법”

“아직 고령인구 비율이 15%대로 중년 사회에 놓여있지만, 17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75년생)가 노년으로 옮겨가는 순간 한국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노화 사회에 진입한다. 특히 2025년이면 베이비부머 맏형(55년생)부터 만 70세가 되고, 이때부터 20년간 생산가능인구의 절반가량이 부양 인구에서 실질적인 ‘피부양 인구’로 전환된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인구 쇼크까지 5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전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압축적 고성장이라는 사회 변화 속에서 경쟁에서 뒤처진 청년층이 선배 세대와 완벽하게 결별하는 경로를 택한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가치 변화와 성장 감퇴 등이 어우러져 출산 동기가 약한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일자리 부족은 물론 계층 이동과 도농 격차 등 단기간의 갈등형 자원 쟁탈의 결과물이 덧붙어, 저출산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인구병과 저성장은 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뜻한다. 이게 지속 가능한 건강한 사회로 무난히 연결되도록 개혁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대응책이란 거의 없다. 한국의 변화를 담아낸 인구통계를 보건대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한국 사회에 허락된 시간이 별로 없다. 단기간에 인구구조가 변화한 것을 볼 때 한국 사회의 앞길은 보다 드라마틱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전 교수는 아직 정부의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2025년까지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196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있지만, 예산 투입 대비 성과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전 교수는 저출산 대응보다 시급히 인구 대응책을 정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크게는 국가의 정책 방향부터 작게는 개인의 노후 대비까지. 전 교수는 세대 갈등을 세대 화합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대응책을 인구 트렌드에서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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