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바라보는 잠룡들의 각축전 되나…들썩이는 6·1 지방선거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8 10:00
  • 호수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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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윤석열 정부 5년 정국 주도권 놓고 여야 치열한 격돌 불가피

85일. 지난 3월9일 대선과 오는 6월1일 지방선거 사이의 간격이다. 불과 100일도 되지 않는 시간이다. 대선이 끝났지만, 정치권은 아직 선거가 다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차이는 단 0.7%포인트다. 어느 한쪽에 압도적인 힘을 실어주지 않았던 표심은 지금도 계속 요동친다. 

후보자 등록을 한 달여 앞두고 각 지역에서 여야 후보들이 하나둘 채비를 갖추며 주요 격전지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뽑힌 단체장의 임기는 2026년 6월까지다. 2027년 3월 치러지는 차기 대선에 영향을 받지 않는 탓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번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1350만 최다 인구인 경기도는 이미 ‘미니 대선’급 판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지난 대선에 도전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주목된다. 여기에 인수위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의원이 윤심(尹心)을 등에 업고 가세했다. 민주당에서는 경기 지역 중진 조정식·안민석 의원과 수원시장 3선을 역임한 염태영 전 시장이 출사표를 냈다.

서울시장 후보ⓒ시사저널 박은숙·시사저널 박정훈·연합뉴스

서울, ‘4선’ 도전하는 오세훈 기세에 민주당 전전긍긍 

서울시장 선거는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시장이 최초의 4선 서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오 시장은 지난 2006년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돼 2010년 재선에도 성공했으나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 무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후 오 시장은 지난해 4·7 재보선을 통해 10년 만에 서울시정에 복귀했다. 이번 대선에서 서울 시민들은 윤석열 당선인에게 4.8%포인트 더 힘을 실어줬다. 

민주당 내부에선 서울 민심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최선의 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최근 송영길 전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며 현재로선 오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당 일각에선 송 전 대표의 출마 결심에 이른바 이재명 고문의 의중인 ‘명심(明心)’이 반영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경선 통과가 관건이다. 송 전 대표는 현재 친문(親文) 등 당내 주류의 강력한 출마 반대 요구를 받고 있다.

대선에 출마했던 이낙연 전 총리, 지난해 재보선 서울시장 후보였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주민 의원도 출사표를 던졌다. 일각에선 외부의 참신성 있는 인사를 내보내야 한다며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한다.

인천시장 후보ⓒ시사저널 이종현·임준선·박은숙

서울·경기와 함께 수도권 민심을 형성하는 인천시장 선거도 주목된다. 인천은 대선에서 이재명 고문이 더 많은 득표를 했으나, 윤 당선인과 단 1.86%포인트 차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박남춘 인천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에 힘입어 연임 도전이 유력하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서는 민선 3~4기 인천시장을 지내고 인천에서 3선을 지낸 안상수 전 의원, 민선 6기 인천시장을 지낸 유정복 전 시장이 시정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아울러 인천에서 3선을 지낸 이학재 전 의원도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충남지사 후보ⓒ시사저널 이종현·국회사진취재단

윤 당선인이 공들이는 충청, 판세 변화 불러올까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의 관심 지역은 충청이다. 보수적인 지역정서와 달리 유독 지방선거에서만큼은 민주당의 우세가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충청의 아들’임을 내세워 충청에서 승리를 거두었듯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도 다시 우위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남의 경우 민주당에선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재선에 도전하는 양승조 지사가 나설 가능성이 유력하다. 양 지사의 경쟁자로는 논산시장 3선을 지낸 황명선 전 시장이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가져와야 하는 지역 중 하나로 충남을 꼽고 후보자에게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당초 원내대표 출마를 준비 중이던 지역구 김태흠 의원이 충남지사 출마로 돌아섰는데, 윤 당선인이 김 의원을 직접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지사 후보ⓒ시사저널 이종현·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충북은 민주당의 이시종 지사가 3선을 꽉 채우고 물러나는 지역이다. 민주당에선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오래전부터 출마를 준비해 오면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노 전 실장은 충북 청주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도전을 결심하면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선 중앙의 인사들까지 내려와 충북지사에 도전하며 쉽사리 승부가 가늠되지 않는 상황이다. 우선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충북에 출사표를 던진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이 뛰고 있다. 청주 출신으로 민주당에서 4선 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8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오제세 전 의원도 강력한 후보군이다. 서울 서초에서 3선을 지낸 이혜훈 전 의원은 최근 충북으로 내려가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부친 고향이 충북 제천이다.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김영환 전 의원도 경기지사 출마를 고민하다 최근 급작스럽게 충북지사 출마로 선회했다. 김 전 의원은 윤석열 경선 캠프 초기부터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는데, 역시 윤심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얘기를 낳고 있다. 

강원지사 후보ⓒ시사저널 박은숙·시사저널 최준필
강원지사 후보ⓒ시사저널 박은숙·시사저널 최준필

강원지사 역시 이번 선거에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충청과 마찬가지로 지역정서는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도정은 지난 12년간 민주당 독주였다. 2010년 이광재 의원이 강원지사에 당선됐다가 1년 만에 법원 판결로 물러났으나 같은 해 현 최문순 지사가 당선돼 3선 연임을 마치고 이번에 물러난다. 그러나 아직 민주당 후보가 오리무중이란 점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이광재 의원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소환되고 있으나 본인은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불출마를 더 유력하게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국민의힘에서는 3선 출신 김진태 전 의원이 출마선언 후 뛰고 있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았던 황상무 전 KBS 앵커도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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