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최대 8일까지 전파 가능한데 격리는 5일?…해외 봤더니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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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백신 2회 접종자만 격리 5일로 단축
일본, 배달원 등 사회 유지 필수 인력만 최단 5일째 해제
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자택치료 격리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적절한 대책이냐를 두고 논란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최대 8일이라고 알려져 있어 바이러스 특성과 맞지 않는 방침이라는 지적이다. 자칫 유행 정점구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 감소세가 확연하다는 판단에 따라 거리두기 해제 등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 중 하나로 거론한 것이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최고 등급인 '1급'에서 결핵, 수도, 홍역과 같은 '2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감염병 등급이 하향조정 되면서 확진자의 격리기간이 줄어들거나 격리 의무가 아예 해제될 수도 있다. 정부는 확진자의 격리기간을 14일, 10일, 7일로 점차 단축해왔다. 이번에는 5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확진자 폭증에 따른 사회 기능 마비 등을 우려해서다. 

격리기간 5일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는 이유는 오미크론 변이의 바이러스 배출기간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시기별로 오미크론 감염력을 분석한 결과, 확진 후 2일까지는 전파 위험이 큰 사람이 10% 정도지만, 3일에서 6일 사이에는 50%까지 치솟았다가 7일 이후 다시 10% 밑으로 내려왔다. 정부도 앞서 오미크론 감염자에게서 얻은 검체 558건을 조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는 기간이 증상 발생 뒤 최대 8일이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격리기간을 단축하면 그만큼 감염력 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추세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같은 맥락의 우려가 나왔다. 정기석 인수위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회 위원은 "격리기간이 단축돼 나온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켰을 때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경제적, 정치적 요구에 타협해 확진자 격리기간을 5일로 단축하면서 상당수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오랫동안 전파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국내도 아직 유행 정점구간을 완전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22만4820명으로 전날보다 6만1474명 줄었지만 여전히 20만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1116명으로 지난 2일부터 엿새째 11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사망자도 348명으로 여전히 큰 규모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는 오미크론 유행 정점 이후 확진자 수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가 지난달 스텔스 확산으로 다시 정점을 맞았다.   

백신 접종 여부나 환자 특성에 따라 격리기간을 달리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잉글랜드는 지난 1월 확진자 자가격리기간을 백신 2회 접종자에 한해서만 7일에서 5일로 줄였다. 5일차와 6일차에 스스로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음성 결과가 나오면 해제되는 방식이다. 백신 미접종자는 여전히 10일간 격리가 의무이다. 일본은 올초 격리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이면서 배달원 등 사회 유지 필수 인력에 대해선 음성이 확인될 경우 최단 5일째 격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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