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대항마? 민주당 ‘임종석 카드’ 부상하는 이유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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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文그룹, 서울 정무부시장 출신인 任 출마 설득…‘전략 공천’ 가능성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과 가까운 인사들이 송 전 대표를 밀고 있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친문(親文)’ 의원들이 임 전 실장의 출마를 강하게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 일각에선 임 전 실장의 ‘전략 공천’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7일 오후 6시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를 마감한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사흘 동안 후보자 공모를 받아왔다. 공모를 마치면 공관위는 면접 등 후보자 검증을 진행하고 경선 등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할 방침이다. 송 전 대표도 이날 서울시장 후보 등록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선 당시 송 전 대표는 ‘86 용퇴론’을 주장했다. 당내 쇄신을 위해 선배 정치인들이 권력을 내려놔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런 송 전 대표가 말을 뒤집고 출마를 결심하자 당내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범친문계 의원들 중심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 소속 의원들은 6일 입장문을 내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출마는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이라며 맹비난했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의 어떤 목적이 어떤 논리와 주장으로 포장된다 하더라도 이것이 전체를 흔들게 되면 그거는 사적인 욕망”이라며 “최소한 (선거에) 나가서는 안 되는 사람을 정치적, 정당적 명분과 기준으로 차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송탐대실’”이라고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지난 3월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지자들이 임 전 실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지자들이 임 전 실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전 대표 출마를 두고 갈등이 깊어지자 당 수뇌부도 고심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송 전 대표를 대체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당 중진 의원들이 송 전 대표 외에 다른 인사들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하고 있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임종석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친문 그룹’과 당내 운동권 의원들이 중심이 돼 임 전 실장을 강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출마 명분에서 임 전 실장이 송 전 대표를 앞선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출마를 위해 인천에서 서울로 거주지를 급히 옮겼다. 반면 임 전 실장은 서울 종로에 거주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맡기도 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한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깨려면 차기 대권 주자급이 나서야 한다. 그런 면에서 실제 시정 경험도 있고 당내 지지 기반도 튼튼한 임 전 실장이 등판하는 게 베스트(최선)”라며 “여러 의원들이 (임 전 실장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본인(임 전 실장)의 고민이 깊은 것 같다. 출마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결단과 별개로 당 수뇌부가 전략 공천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전략 공천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비대위에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위원장은 공천 신청 결과가 부족할 경우를 묻는 질문에 “(신청자와 비신청자 사이에) 경선을 할 수도 있고, 전략 공천 후보를 단수로 결정할 수도 있다”며 “(신청을) 안 한 분과 함께 경쟁을 붙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신청 안 한 분을 전략 공천 후보로 바로 지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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