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朴心)이 최대 변수 될 듯…주목받는 보수의 심장 대구시장 선거
  • 이원석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2.04.08 10:00
  • 호수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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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출사표에 맞서 친박 유영하·김재원 도전장

대구는 보수 텃밭 중에서도 심장부로 꼽힌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의 싹쓸이 광풍이 전국을 뒤덮었을 때도 경북과 함께 대구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이 간신히 지킨 바 있다. 따라서 이번 6·1 지방선거 또한 국민의힘의 압도적 우위가 예상된다. 그런 대구시장 선거가 유난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사면과 함께 대구 달성군 사저로 내려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이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권영진 현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권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이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로 떠올랐다. 일찌감치 그는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중량감으로만 보면 홍 의원을 대적할 상대가 없어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낙향과 함께 박심(朴心)이란 변수가 생긴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사저널 박은숙·연합뉴스

우선 친박(親朴)계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3월28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중재자, 스피커 역할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월1일 출마를 선언하며 파장이 일었다.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박 전 대통령이 맡은 것으로 알려지며,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사저정치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 변호사는 “사저정치를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곡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정했다.

이미 출마자들은 박심을 한껏 의식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출마선언을 하면서도 반복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8일엔 유 변호사 지지를 선언하는 박 전 대통령의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제가 이번 대구광역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영하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게 된 것은 유 후보의 부탁도 있었지만 이심전심이었다”며 “유영하 후보는 지난 5년간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 역시 출마선언을 하며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구의 50년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대구 중흥의 토대를 닦겠다”고 했고, 박근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3월24일 박 전 대통령 퇴원 당시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정치적 명예회복을 위해 저도 도울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윤석열 당선인과 가장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홍준표 의원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지방정부 수장이 될 경우, 윤석열 정부 5년 내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윤핵관 주변에서 언급되고 있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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