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한국의 신흥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
  • 김준란 디지털팀 기자 (loveways12@naver.com)
  • 승인 2022.04.1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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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보고서 발표…환율·원자재가·기업금리 상승 전망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의 신흥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1일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유동성이 감소하고 신흥국 화폐 가치가 하락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우선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감소하는 달러의 유동성이 신흥국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 수입한 원자재를 가공해 수출하는 신흥국은 수입 비용과 생산자 물가 상승을 겪게 된다.

또 금리 인상은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신흥국에서 글로벌 투자자본이 빠져나가 환율이 약화하는 현상도 불러온다. 그 결과 신흥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약해지고 경기가 침체돼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도 감소하는 현상을 초래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5년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2013년 48.1%에서 2017년 44.5%로 하락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미국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행하자 올해 2월 우리나라의 신흥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12월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달러 결제 수입비용을 증가시켜 수출채산성도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수입 거래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8%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장기화되면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에서 1차 생산품과 중간재 수입 비중이 73%여서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기업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주변 국가들의 움직임도 한국 수출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의 일부 지역이 봉쇄돼 운임이 증가하는 등 수출 부대비용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일본 정부가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양적 완화를 시행하면서 엔화 가치가 급락한 것도 우리나라의 수출 전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로 일본 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하락하면 우리나라와 일본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이 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지상 연구위원은 "정부와 수출기관들이 중소 수출기업의 낙후된 납품단가 환경을 개선하고 해외공동물류센터와 해외 내륙운송 지원 등 실질적인 물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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