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朴에 사과’ 尹당선인에 “미안해야 할 상대는 조국”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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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기준 무너져…국민의 촛불도 죄송한 일인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1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12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에 도착,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죄송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당선인이 인간적으로 미안해야 할 상대는 순전히 본인의 의지로 무너뜨린 조국 장관의 가족”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국정농단을 꾸짖으며 촛불을 든 국민도, 민의를 받아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국회도, 최종적으로 탄핵결정을 한 헌법재판소도 모두 면목 없고 죄송한 일을 한 것인가”라며 이같이 적었다.

임 전 실장은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에게 윤 당선인이 사죄의 뜻을 밝히는 것은 ‘촛불민심’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이렇게(사과를) 해버리면 무너뜨리지 말아야 할 원칙과 기준이 무너진다”며 “(박 전 대통령이 있는 대구) 달성으로 사과 순례라도 떠나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임 전 실장은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싶었다면 ‘비공식 일정’으로 대구를 내려갔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구원(舊怨)을 풀고 화해하고 싶었다면 ‘인간적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가진 미안한 마음도 말씀드렸다’, 여기까지여야 했다”고 했다. 이어 “당선인 자격으로 공식적인 일정으로 할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고 명예 회복을 위해 힘쓰겠다는 약속도 백번 양보해 당선인의 정체성으로 이해하고 싶다”면서도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이 그렇게 가벼워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꼭 다녀와야 마음이 편했다면 절제된 태도를 보여줬어야 한다”면서 “꼭 사과를 해야 할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면 사적으로 유감을 표하는 수준이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은 “‘죄송’과 어퍼컷 세리머니는 국민에게 작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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