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장나기 직전 겨우 풀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4일 전격적으로 만찬회동을 한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 한 관계자는 “두 사람 간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오해였다. 더 이상의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각 인선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그간 인수위 활동을 하며 겪은 애로사항 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그간 쌓인 오해를 풀고 다시 한 번 ‘원팀’ 결의를 다졌다.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윤 당선인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 위원장이 내각 인선 등에 불만을 갖고 인수위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였다. 이날 오후 4시를 넘어갈 때쯤 윤 당선인 측 제안을 안 위원장 측이 전격 수락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는 게 인수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 모처에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장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당선인도 이에 대한 공감을 표한 뒤 개선 사항과 내각 구상 등을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자리에 배석한 장 비서실장은 취재진에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웃음이 가득했고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위원장 측이 ‘백기투항’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을 앞두고 안 위원장이 또 한 번의 ‘철수’를 택하기엔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사람들은 공동정부라는 용어가 먼저 선행됐기 때문에 ‘그걸 할 것이다’라고 믿고 있겠지만, 그러려면 그에 걸맞은 역량을 안철수 위원장 측에서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게 아니라면 너무 (공동정부 구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즉, 안 위원장이 윤 당선인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함께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당초 안 위원장 측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태도에 실망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윤 당선인 측이 제안한 회동에 응하면서 당분간 두 사람 간의 ‘오월동주’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