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 아파트 특공 ‘시장 찬스’ 논란…”반납해야“ 비난엔 ‘침묵’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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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시장 특공 살펴보니, 행복청·LH가 자격 등 전권 쥔 때 당첨
당시 다주택자 제외 대상…특공 막차 ‘티켓’ 특혜 시비도

 

이춘희 세종시장이 아파트 특공과 관련해 이주 공무원이 아닌 점 등을 들어 반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에서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집현리 일대 아파트 전경 ⓒ시사저널 서중권

이춘희 세종시장의 재산축소 신고 의혹으로 파장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특공과 관련해 ‘시장(셀프) 찬스’로 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당시 이 시장은 이주 공무원이 아니어서 분양 대상이 아니었다는 데 따른 지적이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이 시장의 재산 가운데 세종시 집현리 건물 124㎡의 경우 3억5000만원으로 신고했다. 특이한 점은 ‘가격변동 없음’이다.

하지만 ‘가격변동’ 이면을 한 꺼풀 벗겨보면, 신도시 건설의 수장으로서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시사저널이 앞서 지적한 부동산 시세차익 ‘수억’의 논란은 그렇다 쳐도, 분양자격과 특공 시점 등에 있어서는 이상한 현상이 확인됐다.

아파트 공무원 특별공급(특공)은 이 시장의 경우 본래 취지에 맞지 않고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공은 이주 공무원이나 종사자들을 배려한 주거정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0여 년 전 시장출마를 위해 세종시로 이주한 이 시장은 특공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설득력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 이 시장은 분양자격 제한 시행 반년 전에 막차로 특공 ‘티켓’을 거머쥔 것으로 확인됐다. 특공을 둘러싼 그 배경을 보면 수상쩍은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일각의 여론이다.

특공이 부동산 투기 등 특혜로 변질, 서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정부는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특공 자격을 전면 손질했다. 그때가 2019년 5월이다.

행복청은 그해 다주택자에 대해 특공신청 차단지침을 마련하고 ‘특별공급 운영기준’을 공표했다. 이 지침 해당자는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과 기관장 등 2주택 이상자로 규정했다.

하지만 행복청은 이 같은 지침을 그해 5월에 발표하고, 시행일을 이듬해인 2020년 1월1일로 해 7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줬다. 이 시장은 유예기간 중인 6월에 아파트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이 아파트가 재산 공개 4-2생활권 124㎡다. 당시 이 시장은 과천에 아파트 1채가 있어 다주택자로 분류됐었다.

우연한 것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시장이 특공 받은 집현리 4-2생활권 일대 공동주택 아파트는 LH가 주도했다. 민간업체는 단지 시공만을 맡았을 뿐이다. 아파트 땅 소유와 감리, 감독 등 행정 전반에 걸쳐 LH가 전권을 쥔 구조인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특공의 ‘막차 탓’에 이곳이 여느 특공분양보다 신청이 쇄도한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이 시장이 그동안 민간 아파트 특공 청약을 몇 번 넣었지만 모두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보다 청약률이 높은 LH 공동주택에서 당첨된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 공직자 특공과 관련해 2019년 3월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당시 ‘특공’으로 분양받은 다주택자로 지적돼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가와 대다수의 세종 시민들은 이 시장에게 아파트를 자진 반납할 것을 촉구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최근 논평을 내고 "이춘희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세종시에 거주하던 중 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에 특공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무직과 기관장 특공 제외 방침의 허점을 이용해 집현리의 124㎡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분배적 정의를 책임져야 할 시장이 임기 중 자기 주머니만 바쁘게 챙겼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사저널은 최근 이 시장의 답변을 듣기 위해 △분양 당시 특공 아파트 청약률 △과천의 아파트가 있어 2주택 해당자로, 분양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특공을 받았다는 특혜 논란 △어려운 처지에 몰려있는 시민들의 정서를 감안 특공 아파트를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지난 11일 아파트 취득일과 생활권 등 2개 사항만 답했을 뿐 나머지 질문사항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은 그 무렵 세종시의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 채무 현황은 수천억원 대의 빚 등 최악의 살림살이였던 만큼 시정에 좀 더 힘을 쏟았어야 했던 때”라고 뼈아픈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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