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박홍근 “정호영, 재검증 필요 無…즉각 응답하라”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신임 정부 내각의 첫 낙마 사례다. 정치권의 관심은 김 후보자와 유사한 논란에 휘말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거취에 쏠린다. 정 후보자를 둘러싸고 ‘아빠 찬스’ 논란과 논문 표절 논란 등이 불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인철 다음은 정호영이 사퇴 대상”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30분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었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인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1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본인뿐만 아니라 아내와 두 자녀 등 네 가족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아빠 찬스’ 의혹에 휩싸였다. 김 후보자가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자녀들의 장학생 선발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시절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 의혹과 성폭력 교수 옹호 논란 등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자 정치권에선 ‘정호영 후보자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 후보자 역시 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자녀는 물론 본인에 대해서도 갖은 의혹이 불거진 상태여서다.
가장 큰 화두는 정 후보자의 두 자녀를 둘러싼 ‘아빠 찬스’ 논란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요직에서 근무하던 기간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문제는 편입학 각 심사 전형에 참여한 심사위원 중 일부가 정 후보자와 함께 논문을 썼던 사이임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아들이 의대 편입 당시 제출했던 논문에서는 표절 의혹이 일었다.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 아들은 MRI와 CT 검사를 받은 뒤 4급 판정을 받아 대구지방법원 공익요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4급 판정을 받고 나서도 19학점을 이수하며 연구원으로서 매주 40시간씩 연구 활동을 하고 봉사활동까지 한 게 드러났다. 다만 정 후보자 아들은 지난달 20~21일 MRI·CT 재검사를 받았고 4급 판정을 받았을 당시와 동일한 진단을 받았다.
정 후보자 본인도 갖은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2017년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으로 근무하면서 허가받지 않고 무단으로 새마을금고 이사장 직위를 겸직했다. 이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이사로 재직하며 매달 약 100만원의 수당을 받은 것이 드러났다. 여기에 재산 문제도 불거졌다. 직접 경작하지 않은 약 1558평의 농지를 소유해 농지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 후보자는 이외 △업무추진비 최다 사용 △미국 동창회와 골프 등 외유성 출장 논란 △경북대병원 채용 비리 문제 △논문 표절 논란 등에도 휘말렸다. 이에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사퇴를 언급하면서 “정 후보자는 굳이 재검증해야 하는 청문위원들의 고통도 크다”며 “정 후보는 국민의힘에서조차 자진사퇴를 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상천외한 아빠 찬스 앞에 청년들은 절망한다. 윤석열 내각이 아니라 ‘아빠의 힘 내각’”이라며 “인사청문회는 패자부활전이 아니다. 윤 당선인은 결자해지하라”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다. 그간 논란이 됐던 의혹을 이 자리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