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각, 김인철 ‘1호 낙마’…다음은 정호영?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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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아빠찬스’ 논란 등 이어지자 거센 사퇴 압박 직면
민주 박홍근 “정호영, 재검증 필요 無…즉각 응답하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월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신임 정부 내각의 첫 낙마 사례다. 정치권의 관심은 김 후보자와 유사한 논란에 휘말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거취에 쏠린다. 정 후보자를 둘러싸고 ‘아빠 찬스’ 논란과 논문 표절 논란 등이 불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김인철 다음은 정호영이 사퇴 대상”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30분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해명도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었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당선인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1일 만이다.

김 후보자는 본인뿐만 아니라 아내와 두 자녀 등 네 가족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아빠 찬스’ 의혹에 휩싸였다. 김 후보자가 2012~2015년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자녀들의 장학생 선발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시절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 의혹과 성폭력 교수 옹호 논란 등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자 정치권에선 ‘정호영 후보자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 후보자 역시 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자녀는 물론 본인에 대해서도 갖은 의혹이 불거진 상태여서다.

가장 큰 화두는 정 후보자의 두 자녀를 둘러싼 ‘아빠 찬스’ 논란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요직에서 근무하던 기간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 문제는 편입학 각 심사 전형에 참여한 심사위원 중 일부가 정 후보자와 함께 논문을 썼던 사이임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아들이 의대 편입 당시 제출했던 논문에서는 표절 의혹이 일었다.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 아들은 MRI와 CT 검사를 받은 뒤 4급 판정을 받아 대구지방법원 공익요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4급 판정을 받고 나서도 19학점을 이수하며 연구원으로서 매주 40시간씩 연구 활동을 하고 봉사활동까지 한 게 드러났다. 다만 정 후보자 아들은 지난달 20~21일 MRI·CT 재검사를 받았고 4급 판정을 받았을 당시와 동일한 진단을 받았다.

정 후보자 본인도 갖은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2017년 경북대병원 진료처장으로 근무하면서 허가받지 않고 무단으로 새마을금고 이사장 직위를 겸직했다. 이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이사로 재직하며 매달 약 100만원의 수당을 받은 것이 드러났다. 여기에 재산 문제도 불거졌다. 직접 경작하지 않은 약 1558평의 농지를 소유해 농지법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 후보자는 이외 △업무추진비 최다 사용 △미국 동창회와 골프 등 외유성 출장 논란 △경북대병원 채용 비리 문제 △논문 표절 논란 등에도 휘말렸다. 이에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사퇴를 언급하면서 “정 후보자는 굳이 재검증해야 하는 청문위원들의 고통도 크다”며 “정 후보는 국민의힘에서조차 자진사퇴를 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상천외한 아빠 찬스 앞에 청년들은 절망한다. 윤석열 내각이 아니라 ‘아빠의 힘 내각’”이라며 “인사청문회는 패자부활전이 아니다. 윤 당선인은 결자해지하라”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다. 그간 논란이 됐던 의혹을 이 자리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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