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세영리첼’ 학군 조정 협의로 시끌…교사·학부모, 제천교육청에 반발
  • 서중권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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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락초교 신규 학생 320명 증가 예상…교사·학부모 “과밀학급 학업 분위기 해쳐”
제천교육청 “증축 및 리모델링 계획”…학부모 “좁은 공간 등 문제 많아”

 

제천교육청 전경 ⓒ제천교육청

“운동장도 비좁고, 아이들 뛰어놀 공간도 마땅치 않은데…… 장차 교육 환경을 생각하면 참 답답하기만 합니다.”(교사)

“교육청이 학부모들과 한번 어떤 협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학부모)

충북 제천교육청의 ‘세영리첼’ 에듀퍼스트 아파트 학군 조정 협의와 관련해 교사와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신규 학생 수백 명이 늘어 나는데 따른 대책이 미흡한 데다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나섰다.

9일 제천교육청과 교사, 학부모 등에 따르면 에쓰와이이앤씨(주)가 이달 충북 제천 ‘장락동 세영리첼 에듀퍼스트’를 모집 공고하고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 564가구 규모의 전용 84㎡ 단일 주택형이다. 이는 장락동에서 6년 만에 신규로 공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세영리첼’은 장락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을 누리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단지의 장점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장락초교는 현재 학급당 평균 25명으로 충북도 내 평균 20명보다 많다. 교사 비율 역시 1명당 20명꼴로 도내 평균 12.4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군은 장락초교 한 곳뿐이어서 ‘교실당 학생수 증가’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제천교육청은 세영리첼이 준공되는 2025년 장락초교 신입생이 160명가량, 또 이달 분양예정인 ‘e편한세상 더프라임’도 160명 등 총 320명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학부모와 교사 등은 장락초교의 ‘학급 대란’이 충분히 예상된다며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제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증원은 도 교육청에서 할 것이다. 늘어난 학생 수에 대해서는 증축 및 리모델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여의치 않으면 다른 쪽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교육청의 조정 협의에 대해 해당 학교의 교사들 상당수가 반발하고 있다. 운동장조차 협소한 데다 학교 내 공간이 비좁다는 것이다. 현재도 학생들이 마음껏 뛰놀 수 없는 환경이 아쉬운데, 여기다 증축 등 더욱 비좁은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교육청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방안을 검토했어야 했다. 무리한 조정 협의로 그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다. 왜 그렇게 빠른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불평했다.

교육청과 장락초 간 논의 과정에서도 교육청이 다소 무리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애초 학교 측은 증축과 리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증축공사로 인한 어린이 안전사고와 비산·먼지, 소음 발생 등이다. 하지만 교육청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학부모 측도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청이 학교운영위원회와 사전 협의 한번 없이 결정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이들 교육 환경이 크게 나빠질 수 있는 문제인데도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쫓기듯 급히 조정 협의한 배경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신설은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늘어난 학생에 대해서는 증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아파트 시행사가 학교 측이 요구한 부분에 대해 시설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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