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출퇴근’ 교통대란 우려하는데…“과도한 불편 없다”는 경찰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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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장, 시뮬레이션 결과 언급하며 “여파 최소화 할 것”
제20대 대통령 취임을 앞둔 5월8일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장식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취임을 앞둔 5월8일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장식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서울 시내 교통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윤 당선인이 '탈(脫) 청와대'를 선언하면서 잦은 이동에 따른 부작용이 결국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경찰은 용산 집무실로 인한 과도한 불편은 없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개선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준비 상황에 대해 "새 대통령 출퇴근길 시뮬레이션을 3회에 걸쳐 했으며 시민의 과도한 불편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 청장은 경호 보안상 문제로 자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연동된 교통 신호들을 고려해 통제 방법을 조정해가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시뮬레이션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전에는 (대통령의) 출퇴근이 전혀 없었지만, 이제는 통제하게 된다"며 "경찰이 (해당 지역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면서 여파를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 청장은 "경비·경호·교통관리 계획이 완비됐으며 시행만 남았다"고 거듭 강조하며 "시민 불편 최소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모의 훈련 때 6분가량 지체가 발생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장소와 교통통제 정도 등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경찰은 (출퇴근 시간이) 어떤 시간으로 결정되든 시민 불편과 경호상 안전 확보에만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임기가 시작되는 10일부터 한 달가량 서초구 자택~용산구 집무실까지 약 7km 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해야 한다. 새 대통령 관저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관저의 리모델링이 끝난 이후에도 3km 안팎을 매일 출퇴근 해야하는 상황이다. 

경찰과 인수위 측은 대통령 이동으로 인한 시민 불편과 교통 체증이 그리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올림픽대로 등 상습 정체구간의 통행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견해와 출퇴근길 병목 현상으로 최악의 대란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대통령은 보안상 이동 경로가 사전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시 어떤 도로를 이용할 지 '눈치 게임'이 필요하다는 웃지 못할 대비책도 오가고 있다. 

5월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이동을 위해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이 통제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글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5월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이동을 위해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이 통제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글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다.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尹, 시민 피해 가볍게 봐…구둣발 시즌2"

이같은 우려는 윤 당선인이 지난 4일 퇴근 시간대에 올림픽대로를 지나며 도로가 통제됐고,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는 경험담이 속출하면서 더욱 커진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이날 저녁 무렵 도로에 차량들이 통제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직장인 등 시민들의 분노글이 다수 게시됐다. 

이와 관련,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퇴근 시간대 교통 통제 윤석열 당선인의 구둣발이 떠오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비판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5월4일 퇴근 시간 무렵 여러 통의 민원이 들어왔다"며 "올림픽대로 인근에서 차량 통제로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CCTV로 윤 당선인이 강릉에서 서울로 이동하며 차량 통제를 했던 것을 확인했다면서 "평소 극심한 정체 구간인 도로를 상당한 시간 통제한다면 서울 전체 교통상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충분히 상상이 가는데도 어떻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결국 수십, 수백만의 시민이 받는 피해를 너무 가볍게 본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나만 편하면 된다, 다른 사람의 불편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KTX에서의 윤석열 당선인의 구둣발이 떠오른다"고 쓴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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