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발 ‘수출금지령’에 밀값 급등…곡물 대란 오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1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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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식량 부족 국가에 수출할 창구는 열려 있어”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가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함에 따라 국내 식품 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가루 ⓒ연합뉴스
세계 밀 생산량 2위인 인도가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함에 따라 국내 식품 물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1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밀가루 ⓒ연합뉴스

인도의 갑작스러운 밀 수출 금지령에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토신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이날 한때 부셸 당 12.475달러로 5.9%까지 뛰어오르며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그간 국제 곡물시장에서 인도가 주요 수출국은 아니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금지 발표가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도의 밀 수출 금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에서 나타난 식량 보호주의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는 그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세계의 밀 부족분을 보충해줄 수 있는 나라로 기대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달 발생한 때이른 폭염으로 인해 밀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수출 제한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호주 농산물시장 정보업체 토마스 엘더 마켓의 곡물 애널리스트 앤드루 화이틀로는 “인도의 밀 수출 금지 발표가 예년에 나왔다면 시장에 주는 충격은 미미했겠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발 물동량 감소로 문제가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식량대란 우려가 증대되는 가운데 인도의 수출금지령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인도 정부는 식량 부족 국가에 밀을 수출할 창구는 열어뒀다는 입장이다. 16일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상무장관 B.V.R. 수브라마냠은 “밀 수출을 금지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식량 부족국가에 밀을 수출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뒀다”고 전날 말했다. 수브라마냠 장관은 민간업체들도 7월까지 430만 톤(t)의 밀을 수출하기로 한 이전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밀 수입국 중 하나인 이집트는 인도로부터 밀 50만 톤(t)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는 국가 간 합의로 인도의 밀 수출 금지정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13일 밤부터 밀 수출을 즉각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외무역총국은 이러한 조치가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이웃 국가와 기타 취약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3일 이전에 취소 불능 신용장(ICLC)이 개설됐거나 인도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 요청 등에 따라 허가한 경우는 수출을 허가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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