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급식 인력과 예산 확보 방안도 없어…교육을 선거 매표 수단으로 삼는 것 중단해야”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성기선 후보가 15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초등학생 아침급식 전면 실시’ 공약과 관련해 “초보 행정가 지망생의 얼치기 공약을 개탄한다”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성 후보는 이날 ‘김은혜 도지사 후보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통해 “학생들이 하루를 건강하게 시작하기 위한 먹거리가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실현 방안에 대한 질문과 함께 공개 토론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날 김 후보에게 △간편식 개념 설명 △초등학교 아침 급식에 필요한 인력·비용 및 확보방안 △공약 추진 시 식품비 소요 비용 △조기 등교 시 학생 관리·보호 방안 등에 대해 질의했다.
성 후보는 “아침 급식의 실시 여부와 재원을 경기도가 결정하고 부담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학교 급식의 실시와 운영 주체는 경기도교육청과 각급 학교다. 재원은 교육청과 지자체가 분담하고, 지자체는 광역과 기초단체가 대략 3대 7 비율로 분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급식을 조리하고 배식하는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실무사는 무기계약직 형태로, 지금도 급식 관련 노조에서 노동강도 문제로 추가 인력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침 급식을 실시한다면 비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의 추가 고용은 불가피하다. 추가 인력을 경기도가 고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추가 고용한다면 그 재정부담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아무 대책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추가 인력 확충 없이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를 높인다면 산업재해 발생은 물론 냉동식품, 반조리식품 등의 증가로 점심급식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급식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학부모 요구도 계속되고 있고 식품비 증가에 따른 예산 부담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으로 아침 급식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성 후보는 “공약을 제시하려면 교육전문가와 학교에 먼저 물어봐야 한다”며 “교육을 정치화하고 선거 매표 수단으로 삼으려는 얼치기 공약은 교육과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닌 후보자 당선만을 위한 것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처를 줄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달초 결식아동에게 ‘아침 간편식’을 제공하는 공약을 제시한 후 지난 13일 이를 확대해 전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침 급식’을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김 후보는 “결식아동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 아이들도 아침밥을 먹고 등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경기도에서 자란 명품 경기미와 경기 과일로 구성된 100% 건강 식단을 집으로 배달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가 이같은 공약을 발표하자 국민의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도 같은날 “우리 정책(9시 등교제 폐지)과 일맥상통하는 초등학교 아침 급식이 실시되면 초등학생 건강과 맞벌이 학부모 걱정을 덜어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9시 등교제의 학교별 자율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호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