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더 무서운 환경오염…매년 900만 명 조기 사망”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5.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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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의학학술지 란셋 보고서…“저소득국에 특히 큰 영향”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연합뉴스

환경오염으로 인해 2019년에만 전 세계 900만 명이 조기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 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의 ‘오염 및 건강 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건강에 대한 환경오염의 영향이 전쟁, 테러, 말라리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결핵, 마약, 음주보다 훨씬 크다”며 “환경오염이 인간과 지구의 건강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2019년 전세계 조기 사망자의 6분의 1인 약 900만 명의 사람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약 670만 명이 공기오염으로 숨졌는데, 이는 화석 및 바이오 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프리카에서의 실내 공기오염이나 오염수 음용에 따른 사망은 줄어든 반면, 아시아 동남부를 중심으로 대기오염 및 화학적 요염 등 산업화와 연관된 조기 사망은 늘었다.

특히 납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90만 명에 달하는 등 화학적 오염도 증가 추세다. 다만 보고서는 이 같은 수치도 상당히 저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납은 인체에서 동맥 경화에 따른 심장 질환, 인지기능 상실과 뇌 발달 장애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납은 경제 생산성 저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납 중독이 불러온 행동장애와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인한 연간 세계 경제 손실이 1조 달러(약 127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이러한 손실은 아프리카에서는 국내총생산 대비 4%, 아시아에서는 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전체 환경오염 관련 사망으로 인한 세계 경제 손실은 4조6000억 달러(약 5840조원)로, 세계 경제 전체의 6%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저소득 국가의 사망자가 전체의 90%를 넘는 등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한 국가의 경우 제조업을 해외로 이전해 국내 대기오염을 줄이는 한편, 공기와 물, 음식 등을 타고 국경을 넘어 오염이 확산되는 추세도 확인됐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리처드 풀러는 “주로 빈곤한 국가들에서 납 중독에 따른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끔찍하다”며 “공기와 납 오염의 위험이 초미세 플라스틱보다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납 오염으로 죽어가는 이들이 1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HIV나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은데도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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