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 계열사인 LX세미콘이 반도체 설계 기업 텔레칩스에 2대 주주에 올랐다. 기존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서 차량용 반도체까지 사업 영역 확장에 본격 나섰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은 전날 텔레칩스 지분 10.93%(151만5000주)를 267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 중 116만5000주는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현금으로, 나머지 35만 주는 텔레칩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수한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 지분 매입이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LX세미콘은 현재 DDI에 편중된 사업 영역을 차량용 반도체로 확대하기 위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반도체 전문 설계 기업이다. 차량 운전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칩 등을 개발해 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 차량 외부 상황을 실내에서 살필 수 있는 기능(AVM) 등을 더한 스마트 콕핏(Cockpit)용 칩셋과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겨냥한 칩셋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에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1985년 금성반도체 부장을 시작으로 LG반도체 대표 등을 역임한 구 회장은 LX세미콘에 상근 임원으로 직접 이름을 올리고,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을 마련해 매주 출근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