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송강호 선배의 칭찬이 가장 인상적”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1 11:00
  • 호수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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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로 첫 상업영화 도전

배우 이지은(가수 아이유)이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 《브로커》로 첫 스크린에 도전한다. 오는 6월8일 개봉하는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얘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극 중 이지은은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의 엄마 소영으로 분해 상업영화 데뷔에 나선다. 아기를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겠다는 브로커 상현(송강호 분), 동수(강동원 분)와 예기치 못한 동행을 시작하는 소영은 베이비 박스에 아기를 두고 간 이유도, 다시 돌아온 이유도 무엇 하나 밝히지 않아 그 속내를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인물이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기도 하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거래를 계획하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은 송강호가 맡았고, ‘상현’의 파트너 ‘동수’로 분한 강동원은 섬세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브로커의 여정을 뒤쫓는 형사 ‘수진’ 역에는 배두나가 열연했으며, ‘수진’을 믿고 따르는 후배 ‘이형사’ 역은 이주영이 연기한다. 그간 이지은은 가수뿐만 아니라 연기자로서의 입지도 차곡차곡 다져오고 있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등으로 흥행 배우가 됐으며, 《브로커》를 통해 배우로서 시험대에 올랐다.

연출을 맡은 고레에다 감독은 “이지은은 단 한 번에 내가 생각한 소영에 도달한 느낌이었다”며 “내가 쓴 대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테일한 표현력을 보여줬다”고 감탄했다. 그간 대안 가족과 유사 가족 이야기로 해외 평단에서 꾸준히 인정받아온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에도 유사 가족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만들고 나니 한 생명을 둘러싼 이야기가 된 것 같다”며 “태어난 생명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계의 보물 같은 배우들과 함께했다. 스스로 납득할 만한 작품”이라며 “칸에서 첫출발을 잘 끊을 수 있게 됐다. 한국 관객분들께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6월8일 개봉을 앞둔 《브로커》의 주연배우 이지은을 제작발표회에서 만났다.

ⓒCJ ENM 제공
ⓒCJ ENM 제공

《브로커》가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영광이다. 살면서 이런 날이 또 있을까 하는 마음이다. 많이 배우고 눈에 잘 담고 즐기다 오겠다.”

아이를 포기하게 되는 엄마 소영 역을 맡았다.

“엄마 역은 처음이라 아이를 안는 것, 놀아주는 것 등 작은 습관에 신경을 썼다. 한데 작품 설정에선 준비되지 않은 엄마라 정작 아이를 안을 기회는 많이 없었다. 애초에 캐스팅 제안을 받고 걱정돼 배두나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예전에 단편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친분이 있다. 선배님이 먼저 이 영화에 캐스팅된 상태였는데, 제가 그 역할에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해주셨다. 그 말에 확신을 갖고 시나리오를 읽었다.”

극 중 스모키 메이크업이 인상적이었다.

“외적으로는 평소에 시도하지 않던 스모키 메이크업과 탈색 헤어를 연출했다. 분장팀의 아이디어로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낯선 느낌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연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대선배들과 촬영을 했다. 기억나는 순간이 있나.

“송강호 선배가 연기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제 인생을 통틀어 굉장히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그날 선배님은 촬영이 일찍 끝난 상태였는데 퇴근하지 않고 제 촬영을 모니터링하셨다. 그리고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노을이 질 때였는데 그 말과 함께 선배님 차가 멀리 사라졌다(웃음). 감동해서 눈물이 고이더라. 기억이 남아 부모님께도 자랑했다.”

 

송강호는 이지은의 열연을 극찬했다. 그는 “배우로서 테크닉, 진심을 전달하는 정확한 표현력, 감정 전달 방식 등에 놀랐다”며 “복합적인 감정을 빈틈없이 표현하는 것에 감명받아 이지은을 따로 불러 칭찬을 해줬다. 흔치 않은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함께 출연한) 강동원씨는 칭찬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지은을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 한류 드라마에 푹 빠졌다.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이지은 배우의 팬이 됐다. 드라마 후반에는 이지은씨가 나오기만 하면 내가 울고 있더라(웃음). 이 역할에는 이지은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영을 캐스팅한 배경 역시 한류 드라마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주영이 출연한 《이태원 클라쓰》를 두 번 봤는데 존재가 인상적이라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5월10일 CGV용산에서 열린 《브로커》 제작보고회에서 송강호, 이주영, 이지은, 강동원(왼쪽부터) 등 출연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강동원과의 호흡은 어땠나.

“영화를 촬영하며 강동원 선배님에게 많이 의지했다. 극 중 아역 배우가 나오는데, 아이들과 정말 재밌게 놀아주셔서 하마터면 저도 놀아 달라고 얘기할 뻔했다. 강동원 선배님은 항상 아이들을 먼저 챙기고 정말 많이 놀아주셨다. 그렇게 체력이 좋은 것을 보고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극 중 아역 배우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과 차를 타고 동해안을 누비는 설정이 있다. 좁은 차량 안에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내야 했는데, 호흡이 어렵진 않았나.

“사실 긴장을 많이 했다. 어린 배우도 많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이들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현장에 있을 수 있게 배려해 줬다. 덕분에 제가 눈물을 흘리는 신이 있었는데, 옆을 보니 아이들은 신나게 놀고 있더라. 이런 것들이 오히려 긴장을 풀어주는 요소가 되더라. 아이들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배우 이지은이 말하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도 궁금하다.

“굉장히 따뜻한 작품이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작품이다. 한국의 낯설면서도 정다운 모습들이 아름답게 담겨있다.”

《브로커》 관전 포인트 3

# 포인트1

칸 황금종려상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무엇보다도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거장으로서의 위상을 입증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란 점이다. 고레에다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자 국내를 대표하는 배우 및 제작진과 손잡아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삶과 인물에 대한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또한 《브로커》는 다가오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공식 진출해 전 세계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기, 브로커, 엄마 그리고 형사까지 베이비 박스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특별한 여정을 통해 언어와 문화적 차이를 넘어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질 예정이다.

# 포인트2 송강호X강동원X배두나X이지은X이주영의 시너지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 대표 배우들의 만남이다. 베이비 박스를 둘러싼 거래를 계획하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 송강호를 비롯해 그의 파트너 ‘동수’ 역 강동원, 브로커들의 여정을 뒤쫓는 형사 ‘수진’ 역 배두나, 브로커들과의 예기치 못한 동행을 시작한 엄마 ‘소영’ 역 이지은, 그리고 ‘수진’을 믿고 따르는 후배 ‘이형사’ 역 이주영에 이르기까지 연기력과 화제성을 고루 겸비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이들의 연기 변신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 포인트3 촬영·미술·음악·의상까지 국내 최정상 총출동

《기생충》 《곡성》 등의 작품에서 활약한 홍경표 촬영감독은 자연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포착한 따스한 영상미로 영화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냈으며, 《스위트홈》 《신과함께》 시리즈 등의 이목원 미술감독은 전국 곳곳을 오가는 다채로운 로케이션으로 리얼함이 묻어나는 디테일을 선보인다. 또한 캐릭터의 개성과 감정을 살리는 음악·의상은 각각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정재일 음악감독, 《독전》 《도둑들》 등의 작품에 참여한 최세연 의상감독의 세심한 손길로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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