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김어준, ‘尹 경례 논란’ 해명에 “국민을 바보 취급”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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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어떻게 할 건가? 해명 1절만 했어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은 양 손을 내리고 있다. ⓒ 조 바이든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은 양 손을 내리고 있다. ⓒ 조 바이든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방송인 김어준씨가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경례 논란'을 둘러싼 대통령실 해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이 처음 참석하는 외교 행사였기에 그냥 넘어가려 했다"며 "그러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대통령실 해명이 앞뒤가 안맞고 기가 막혀 참을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앞선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국가가 연주될 때 가슴에 손을 얹은 상황을 언급하며 "타국 국가연주 시 '경례하지 마시오'라고 써야 하나, 그러니 규정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때문에 축구 한일전 때 일본 기미가요가 나와도 우리 선수들은 가슴에 손을 얹지 않는다. 대단히 어려운 규칙도 아니고 가르쳐 줘서가 아니라 다들 알기 때문"이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김씨는 "대통령실이 '의전편람에 어떠한 제한 규정이 없다'고 했다면 궁색하지만 여기까지는 못 본 척 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상대국을 존중'하는 표시로 일부러 그랬다는 해명을 하니 화가 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그런 해명대로라면 이명박·박근혜(전 대통령)는 미국 정상과 만날 때 왜 안 했나. 상대를 존중하지 않은 것인가. 바이든은 한국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건가. 미국만 존중하고 다른 나라는 존중 안 할건가"라고 반문하며 "결례가 아니라고 하는데 미국에는 결례가 아니다. 우리 국민들한테 결례인 것이고 국민들을 바보 취급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김씨는 "대통령실이 이런 엉터리 해명을 하니 문제"라며 "그냥 '실수했다'고 1절만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 측은 지난 22일 환영 만찬 당시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미국 국가 연주가 흘러나올 때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똑같이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왼쪽에 서있던 박병석 국회의장은 차렷자세를 취했다.

사진이 공개된 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부부 방한 당시 환영만찬에서 미국 국민의례 차례에 가슴에 손을 올리지 않은 모습 등 다른 정상들의 사진과 비교하며 '외교 경험 없는 초보 대통령의 참사'라는 비판이 잇달았다. 

국기법이나 시행령 등에 외국 국기나 국가에 경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없지만, 타국 국가나 국기에는 경례하지 않고 바른 자세로 서서 경의를 표하는 게 통상의 외교 관례로 여겨진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라며 "의전상 결례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의전을 철저히 준수하는 군 행사의 경우 양국 국가 연주시 전(全) 과정에서 경례를 유지한다"며 "행정안전부 '대한민국 국기법'과 정부의전편람을 보더라도 상대방 국가 연주 시 예를 표하는 데 대한 어떠한 제한 규정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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