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체포됐던 김규현, 세월호 보고 조작 의혹에 “동의 못해”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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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서 ‘세월호 참사 대응’ 도마에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된 김규현 후보자가 5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된 김규현 후보자가 5월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의 부실대응 및 자신의 보고 조작 연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25일 국회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안보실이 초기 대응 상황을 조작, 거짓 보고를 했다'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근무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김 후보자는 보고 시각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당시 미국에 머무르던 김 후보자는 검찰의 귀국 및 출석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 

김 후보자는 인터폴 적색수배 및 여권 무효화 조치까지 내려지자 2018년 7월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입국과 동시에 체포됐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이틀 뒤 석방됐고,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달리 처벌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참사 발생 관련 최초 보고 시각에 대해 "당시 상황실 근무자들이 작성한 일지 자료 등에 의해 관련자들이 모두 오전 10시로 알고 있었다"고 답하며 보고 시간 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러나 실제 세월호 조난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된 건 오전 9시가 안 된 시각이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 시각은 세월호가 전복된 뒤인 오전 10시19~20분 사이었다. 김 후보자가 과거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첫 보고를 받았고, 10시 15분에 첫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김 후보자는 참사 당시 안보실의 위기관리가 총제적으로 부실했다는 지적에도 "동의하지 못한다"며 "당시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종합한 결론이었고, 모든 자료를 종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무단 수정했단 의혹에 대해서도 "지침 개정에 관여한 바 없다"며 "실무자가 관련 법 개정에 따라 개정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게) 전혀 책임이 없다곤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김규현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내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탑승객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 전에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꾸미려고 국회에 조작한 보고서를 제출한 자"라면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이자 컨트롤타워인 박근혜의 무능과 국가의 부재를 가리고, 참사 당시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후에 최초 보고 시각을 조작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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