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퍼런스G 2022] 엔데믹 시대, 기술·디자인·직원에 투자하라
  • 오종탁 기자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5.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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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데이비스 영국 MBS 명예교수 “고객 경험 적극적으로 재설계해야”
개리 데이비스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MBS) 전략경영 명예교수가 5월31일 시사저널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22'에 연사로 나섰다.ⓒ시사저널 최준필
개리 데이비스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MBS) 전략경영 명예교수가 5월31일 시사저널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22'에 연사로 나섰다.ⓒ시사저널 최준필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 전환) 국면이 도래하면서 국내외 경영 환경은 또다시 복잡해졌다. 고객들의 인식이나 소비 패턴이 팬데믹 시기는 물론 그 이전과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어서다. 

개리 데이비스(Gary Davies)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MBS) 전략경영 명예교수는 5월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 주최 ‘컨퍼런스G 2022’에 연사로 나서 “기술·디자인·직원이란 세 가지 키워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기업이 엔데믹 시대에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선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리라 본다.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 전처럼 경영하기 어려워지면서 미래를 어떻게 꾸려갈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늘어난 소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탐색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면 소비보다 전통적인 대면 소비가 재미있는 건 사실이지만, 과거로의 온전한 회귀는 어려울 것”이라며 “감염병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복잡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려는 기업들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데이비스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기업들 간 보이지 않는 전쟁은 기술, 즉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이라며 “새로운 기술로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하려는 시도가 많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 마케팅 혁신과 관련해 데이비스 교수는 아마존 고(아마존이 만든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의 ‘저스트 워크 아웃’(자동결제 기술), 테스코의 회원카드 시스템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아마존 고는 길게 늘어선 줄을 없애버렸고, 테스코는 회원카드를 통해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고객에 관한 정보도 얻게 됐다”면서 “큰 회사든 작은 상점이든 기민하게 행동하는 곳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리 데이비스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MBS) 전략경영 명예교수가 5월31일 시사저널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22'에 연사로 나섰다.ⓒ시사저널 최준필
개리 데이비스 영국 맨체스터 경영대학원(MBS) 전략경영 명예교수가 5월31일 시사저널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G 2022'에 연사로 나섰다.ⓒ시사저널 최준필

데이비스 교수는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 재설계도 기업들이 필수적으로 붙잡아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신발 매장이 과거와 다를 게 없는 매대 디자인을 고수한다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붙잡을 수 없다”면서 “‘아트’와 ‘스튜디오’의 개념을 결합한 나이키처럼 단순한 신발 구매를 넘어선 색다른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고 데이비스 교수는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에너지 회사인 브리티시 가스(British Gas)를 언급했다. 그는 “20여 년 전만 해도 브리티시 가스는 영국 내에서 고객 평판이 좋지 않은 브랜드였다”며 “현재는 영국 내에서 최고의 유틸리티 기업으로 평가되는데, 다름 아닌 직원들과 회사의 관계, 직원과 고객의 관계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 회사 직원들은 자신을 단순 고용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앰배서더(대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브리티시 가스 직원들은 고객들의 집을 방문할 때가 많다. 이 과정에서 건강상 좋지 않은 상태에 있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을 발견하면 당국에 알려 도움과 지원을 받도록 한다. 회사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이런 활동을 드러내놓고 홍보하지 않지만, 자연스레 직원들의 자부심이 커지고 고객 평판도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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