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올여름 휴가철이 고비”…국내 확산 막으려면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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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감염자 성관계 자제…접촉자도 3주 간 격리 지침
WTO 홈페이지 ⓒ연합뉴스
WHO 홈페이지 ⓒ연합뉴스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원숭이두창이 올 여름 휴가철에 고비를 맞게될 전망이다. 앞으로 몇 달간 계획된 축제와 대규모 파티에서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제 여행 및 축제 규제를 해제하는 가운데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확산했다"며 "여름철 유럽과 다른 지역에서 추가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앞으로 몇 달간 있을 축제와 대규모 파티가 원숭이두창 전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클루주 소장은 아울러 현재까지 보고된 발병 사례를 토대로 보면 원숭이두창이 대체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고 있으며, 주로 동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들의 감염이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원숭이두창이 풍토병화된 중·서부 아프리카 이외 지역 가운데 지리적으로 가장 크고 광범위한 발병 분포를 보이는 유럽이 진원지로 지목됐다. 클루주 소장은 "현재까지 밝혀진 사례를 볼 때 이미 4월 중순에 발병이 진행 중이었음이 분명하다"면서 "현재로선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방역 조처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바이러스 확산을 완벽하게 억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원숭이두창은 현재까지 31개국에서 473건의 확진 사례와 136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아직 국내 확진 사례는 없다. 이날도 노르웨이와 헝가리에서 원숭이두창 첫 확진자 발생이 보고되는 등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풍토병 지역 첫 발병국인 영국의 경우 누적 감염자 수가 벌써 190명에 이른다. 이에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지역사회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자는 병변이 아물고 딱지가 마를 때까지 자가격리를 하면서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또 감염자는 성관계를 자제하고 8주간은 콘돔을 쓰도록 권고했다. 접촉자도 필요한 경우에는 3주(21일)간 격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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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또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지정을 위한 고시 개정 시점까지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공표해 선제적으로 의심환자 신고, 역학조사, 치료기관 지정, 격리대응 등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질병 자체의 영향력은 낮게 보면서도 해외 입국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고위험집단에서의 위험도는 '중간', 일반인에서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시' 발령하는 조치다.

의료기관 등은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코로나19, 결핵, 수두 등 22종이 지정돼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조기 발견과 지역사회 확산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은 유증상자 및 설치류 등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과 안전여행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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