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유화정책’ 메르켈 “우크라 침공은 큰 잘못…야만적”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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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국제법 위반…국제사회 노력 지지한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7일(현지 시각) 퇴임 6개월만에 공개대담에 나섰다. ⓒdpa연합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7일(현지 시각) 퇴임 6개월만에 공개대담에 나섰다. ⓒdpa연합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7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강력히 규탄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베를린 도심의 베를리너 앙상블 극장에서 연설문 모음집 출간을 기념해 열린 대담행사에 등장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야만적이고, 국제법을 무시한 기습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8일 퇴임 이후 수개월 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이달 1일 라이너 호프만 독일 노동조합 총연맹(DGB) 위원장의 퇴임식 축사로 공개 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메르켈 전 총리가 퇴임 이후 공개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켈 전 총리는 “러시아의 침공은 큰 잘못”이라며 “구소련 종말 이후 그 많은 시간 동안 유럽 각국은 대러 관계에서 냉전을 끝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안보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24일은 개인적으로도 괴롭게 짓누르는 전환점”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메르켈 총리는 16년의 임기 동안 60여 차례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 대러시아 정책과 관련해 “무엇인가를 놓친 것 아닌지, 이런 거대한 비극을 막기 위해 더 많이 할 게 있었는지, 막을 수 있었는지 당연히 자문했고, 계속 자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임한 총리로서 옆에서 평가할 계획은 없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확한 국제법 위반으로, 러시아의 야만적 전쟁을 제지하기 위한 독일 정부와 EU, 나토, 주요7개국(G7), 유엔의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르켈 전 총리는 16년간의 독일 총리 재임 시절 러시아산 가스를 도입하는 등 유화적인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재임 기간 동안 푸틴 대통령과 60여 차례 만나며 러시아와의 관계에 각별한 공을 들였고, 2008년에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막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사태 당시에도 강경 대응보다는 대화를 강조하며 온건한 해법을 주문했다. 이에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메르켈 전 총리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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