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준석-정진석 ‘혁신 논쟁’ 확전…당 내홍 심화하나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6.0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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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명분 부족한 충고”…오신환 “태도 지적 안 돼”
권성동, 갈등 진화 나서…“양측 감정싸움 비화 부적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국회에 출근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이 나흘째 공천 혁신 등을 둘러싸고 서로를 향한 설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신경전이 당내로 번지면서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당내 이준석계 인사들이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정 의원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내홍이 표면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을 겨냥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합니까”라며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정 의원을 정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원회 신설 방침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데 이어 전날에는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며 원색적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에 당내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의원을 저격하며 이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충고가 아닌 당 지도부 흔들기로 보일 뿐”이라며 “명분이 부족하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자초하고, 당내 분란을 만들게 된다”고 직격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권성동 공동선대위원장, 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시청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최고위원은 “다가올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과 쇄신으로 미리 국민의 마음을 얻을 준비를 한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당을 혁신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을 혁신안을 소개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미경 최고위원 역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혁신을 해야 한다”며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도 양측에 논쟁을 자제하자고 하자는 정도로 얘기가 됐다”라고 전했다. 과거 이 대표와 함께 바른정당에 몸담았던 오신환 전 의원은 “나를 포함한 선배 정치인들이 이 대표의 ‘애티튜드’(태도)를 지적할 게 아니라 그의 생각과 노선, 가치를 판단하고 이에 대해 논쟁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당내 갈등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양측 모두 자제해야 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혁신을 위한 활발한 논의는 필요하며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 바”라면서도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뭄 현장에 가서 당 지도부 회의 한번 열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의 가뭄 상황과 농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국회 본청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연다. 이날 ‘공천룰’ 등 혁신위원회에서 다룰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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