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수출 우회로 뚫은 우크라…식량위기 해소되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6.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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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흑해 봉쇄로 바닷길 막히자 인접국 육로로 수출
“세계 식량난에 육로 마련…병목현상 심해”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솔레다르 마을 인근 겨울 밀밭에 러시아군이 발사한 토치카-U 단거리 탄도미사일 잔해가 방치돼 있다. ⓒ로이터연합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솔레다르 마을 인근 겨울 밀밭에 러시아군이 발사한 토치카-U 단거리 탄도미사일 잔해가 방치돼 있다. ⓒ로이터연합

러시아의 봉쇄로 인해 해상 수출길이 막힌 우크라이나가 인접국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통한 곡물 수송 통로를 마련했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회)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드미트로 세닉 우크라이나 외교차관은 “육상통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흑해 항만 등 바닷길을 봉쇄하며 해외에 수출해야 할 곡물 수천만 톤이 쌓여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세닉 차관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중단되면서 전 세계 식량 안보가 위험에 처했다”며 “세계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해 2개의 수출 통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경로를 통해 얼마만큼의 곡물이 수출됐고, 앞으로 얼마나 수송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마련된 루트는 병목현상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닉 차관은 “이 루트는 병목현상 때문에 완벽하진 않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철도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고 있는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철도 궤도 넓이가 달라, 기차에서 물품을 내렸다가 일일이 다시 싣는 과정을 거쳐야 해 물류 작업이 지체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루마니아 경로 또한 철도를 경유해 다뉴브강 항구로 갔다가, 다시 바지선에 화물을 싣고 콘스탄차 항구로 향하는 과정이라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세닉 차관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이어 3번째 수출 육상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발트 국가(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와도 상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 현재 쌓여 있는 곡물은 30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프리카 대륙 등 빈국을 중심으로 식량위기가 심화되자, 우크라이나 당국은 막힌 흑해 대신 도로나 강, 철도 등을 통한 수송로를 모색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흑해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반면 러시아는 기뢰 제거와 서방 제재 해제를 선결 조건으로 내거는 등 양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당분간 신경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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