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비판 의식했나…건사랑 ‘조용한 내조’ 금칙어 지정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6.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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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강용석‧가세연 등과 함께 금칙어…사용시 게시글 삭제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사랑’이 ‘조용한 내조’라는 키워드를 금칙어로 지정했다. 지난해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 여사가 최근 예상을 깬 ‘광폭 행보’로 비판받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건사랑’에 따르면, 최근 운영진은 팬클럽 내 금칙어로 ‘조용한 내조’를 새로 지정했다. 기존 금칙어는 ‘틀딱’(노인 비하 용어), 이준석, 강용석,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 등이었다.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내 분란을 유발할 수 있는 단어를 금칙어로 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통상 카페나 팬클럽 내 금칙어는 특정 인물이나 비하나 차별 용어, 욕설 등이 지정된다. 그러나 ‘조용한 내조’처럼 수식어까지 금칙어로 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조용한 내조’란 표현이 김 여사 측에겐 욕설에 준할 만큼 불편한 키워드가 된 셈이다.

'건사랑'에서 공지한 카페 내 금칙어 및 활동 규칙 ⓒ네이버 카페 '건사랑' 캡쳐
'건사랑'에서 공지한 카페 내 금칙어 및 활동 규칙 ⓒ네이버 카페 '건사랑' 캡쳐

실제 최근 김 여사의 행보는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됐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대선 과정에서 학력 위조 논란 등이 불거지자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영부인 권력을 내려놓겠다는 취지로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그러나 김 여사는 6월 들어 잠행을 깨고 공개 석상에 모습을 연이어 드러내고 있다. 최근 동물권 보호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를 진행한 데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를 차례로 예방했다. 지난 14일에는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 부인 11명과 오찬을 갖기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비선 논란’ 등이 불거지며 잡음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야권에선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는 약속을 깼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여사가 활동 보폭을 넓히자, 국민의힘에서도 제2부속실 부활 등 배우자 전담 조직 재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혹은 주변 지인들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대통령실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도록 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더 이상 양산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제2부속실 설치 검토를 촉구했다.

다만 ‘건사랑’ 등 김 여사 지지세력 측에서는 영부인의 사생활이나 공식 일정까지 정치권이 제약하는 것은 과도한 비판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에서 지냈던 전 영부인들의 전례에 비춰보면, 김 여사의 행보는 실제 ‘조용한 내조’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17일 기준 ‘건사랑’의 회원 수는 9만4000여 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김 여사의 팬클럽은 20여 개에 달한다. 건사랑 뿐만 아니라 ‘김건희 공식 팬카페, 김건희 여사님을 사랑하는 모임 건사모클럽’, ‘러블리 김건희 여사 공식 팬카페’, ‘대한민국 김건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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