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사다리 목에 끼운채 지하철 출근길 시위…경찰 “반드시 처벌”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2.06.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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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4호선 40분 이상 운행 지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의사 관철 위한 불법행위, 절대 있을 수 없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활동가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지하철 집회를 재개하며 장애인권리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활동가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지하철 집회를 재개하며 장애인권리예산과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0일 오전 출근길 서울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시위를 강행하면서 열차 운행이 40분 이상 지연됐다. 이에 경찰은 첫 강제이동 조치를 하는 등 강경 대응 입장을 취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쯤 혜화역에서 시위를 시작, 오전 10시쯤 회현역에서 시위를 끝냈다. 해당 시위로 회연역 기준 상행선에서 총 48분, 하행선에서 총 43분이 지연됐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혜화역 승강장에서 ‘제30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삼각지역으로 이동, 오전 8시6분쯤부터 출입문 4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목에 사다리를 건 채 열차 출입구를 막아 열차 출발을 지연시키는 방식이었다. 열차 출발이 30분 가까이 지연되자 한 시민은 “이건 너무하지 않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열차 지연이 길어지자 경찰은 전장연 관계자들의 목에 걸린 사다리를 빼는 등 강제 이동을 시도했다. 이를 두고 양측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마찰이 빚어졌다. 사다리를 목에서 빼내는 과정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가 목 부위에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결국 전장연 측이 시위를 자체적으로 중단하면서 운행이 재개됐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은 시민들에게 “출근길에 시위하게 돼 정말로 죄송하다”면서도 “저희는 특별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장연은 사당역으로 이동해 오전 8시50분쯤부터 시위를 이어갔다. 이로인해 열차 운행이 약 24분쯤 지연됐다.

전장연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애인 권리예산 관련 협의에 나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회현역 방향으로 가는 4호선 지하철 안에서 “기획재정부에 탈시설 권리 보장 등을 위한 예산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위해 출근길에 다시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었다”고 예고했다.

한편 경찰은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같은 날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의사 관철을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내가) 서울청장으로 있는 한 절대 있을 수가 없다”며 “불법 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처벌 받도록 하겠다. 전장연이 사다리까지 동원해 시민의 발을 묶으려 했던 행위에 대해 즉각 조치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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