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뭣이 중헌디? [김정희의 아하! 마케팅]
  • 김정희 마케팅 컨설턴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6.29 11:00
  • 호수 17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터와 첨단기술 ‘콜라보’
개인의 취향 맞게 콘텐츠 추천하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주목

오늘날 데이터는 첨단 IT기술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기업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욕구)와 행동을 파악하고 예측하면서 만족도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고객 데이터를 더 많이, 더 정밀하게 수집·분석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브랜드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올바른 통찰력을 얻을수록 기업과 고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관계도 더 긴밀해진다.

무엇보다 수많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고객을 먼저 알아야 한다. 누가 고객을 더 많이 이해하고 아느냐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제 한계에 돌입했다. 가정이나 추측 또는 직감에 기반한 전략만으로 고객의 구매를 이끌어낼 수는 없다. 고객의 숨겨진 의도와 욕구까지 알아내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성공적인 비즈니스 결과를 얻을 수 있다.

ⓒfreepik
ⓒfreepik

데이터와 첨단 IT기술의 콜라보

첨단기술 등장과 발전은 데이터를 모으고 고객 특성 및 취향, 행동습관 등을 분석한 후 그에 맞는 상품을 개인별로 추천하는 일을 점점 더 정확하게 해주고 있다. 기업은 고객 경험과 구매 여정 전반에서 창출되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개인별로 맞춤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좀 더 정교하게 제공할 수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고객이 구매하고 시청한 데이터를 분석한 후 개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로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다.

데이터는 올바른 고객을 찾아내고 정확하게 고객을 아는 데도 도움을 준다. 고객의 선호도와 행동 등을 파악해 생활양식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미래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을 설계해 실행할 수 있다.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는 최근 프리미엄 세탁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를 앞두고 런드리고는 내부 고객 데이터와 외부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가정에서 세탁하기 어려운 명품 의류를 세탁 서비스에 맡기면서 손상 등의 걱정과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런드리고 매니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명확한 니즈를 찾고, 그 안에서 도출한 아이디어를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적용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데이터는 목표 고객을 명확히 하고, 예측 분석을 통해 미래 행동에 맞춰 최적화된 마케팅 활동과 채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고객은 더 나은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다. 창출된 데이터는 다시 그 마케팅 효과를 증명하고 고객을 이해하는 기반이 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은 마케팅 활동의 효율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충성 고객 확보도 가능하게 한다. 지난 2018년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26주 적금’과 ‘모임통장’은 고객의 금융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시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은 재테크 커뮤니티와 인터넷상의 금융 습관 관련 데이터 반응 등을 분석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주 적금은 20일 만에 신규 계좌 개설 수가 30만 개를 넘어섰고 지난해 1000만 계좌를 돌파하며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다른 기업들과 콜라보를 진행하며 26주 적금의 새로운 재미와 혜택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은 데이터를 이용한 상품 출시부터 서비스 제공 및 이벤트 진행이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배달 대행 플랫폼 ‘생각대로’의 배달 라이더 데이터와 배달 수행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해 배달 라이더 전용 소액신용대출 상품 ‘쏠편한 생각대로 라이더 대출’을 출시했다. 제1금융권 최초의 라이더 전용 대출로 라이더의 업무 특성과 소득 형태를 고려한 심사와 대출 상환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저금리와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식품 및 유통 업계도 침체된 시장을 돌파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일찌감치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제품 개발부터 서비스 개선, 생산라인 효율화, 고객별 메시지와 프로모션 최적화까지 고루 적용하고 있다. SPC삼립과 야놀자클라우드는 얼마 전 빅데이터를 활용한 ‘줄 서는 맛집 간편식’ 공동 개발에 나섰다.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의 대기 관리 서비스 고객 방문 트렌드를 분석해 인기 매장의 메뉴를 가정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간편식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데이터에 입각해 기업은 브랜드 전략과 전술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더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하고, 그렇지 못한 활동은 수정할 수 있다. 확보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가용 자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결과 데이터는 다음 상품과 프로모션 등에 반영되고, 정교한 전략을 세울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전략이 정교할수록 고객은 관심과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접하면서 지속적인 관계 형성에 흥미를 보일 것이다.

 

직감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은 ‘필패’

데이터 및 마케팅 협회(Data and Marketing Association) CEO인 톰 벤튼(Tom Benton)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디어, 기기, 플랫폼 및 채널의 거의 무한한 조합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마케터가 1대1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능숙하게 활용하면 1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기업이 12명의 고객을 보유한 기업과 마찬가지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마이 데이터 시대다. 데이터는 기술과 결합해 연일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은 데이터 수집과 축적, 분석과 활용까지 전 과정을 통합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앞다퉈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는 기업이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려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하지만 한 가지 꼭 명심해야 한다. 고객에게 동의받은 데이터는 비즈니스보다 소중하다. 고객의 데이터를 비즈니스 대상으로만 보고 보호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일 것이다. 비즈니스를 지속시키려면 고객의 데이터 보호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