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연 일정 비공개하고 ‘침묵 모드’…이유는?
  • 변문우 디지털팀 기자 (qusansdn@gmail.com)
  • 승인 2022.06.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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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회의 등 공개 발언 생략…좁아진 당내 입지 영향 미쳤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말과 행동을 자제하는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으로 코너에 몰린 이 대표가, '반전 카드'를 찾기 위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거침없이 당 안팎으로 직언을 쏟아왔던 이 대표는 28일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돌렸다. 특히 그는 최근 당 회의에서 철저히 입을 닫고 있다. 지난 20일 이후 열린 모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일반적으로 최고위원회의 의장인 당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전한 뒤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순차적으로 발언하는 절차에 비춰 보면 이는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침묵 모드'와 관련해 여러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평소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정치권에 입문한 뒤로 거침없는 행동으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그는 최근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과 공개 설전을 벌이거나, 당 회의실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악수를 공개적으로 뿌리치고 "앞뒤가 다른 경우에 굉장히 강하게 배척한다"고 불쾌감을 토로하는 등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했다.

이 대표의 이례적 잠행이 이 대표의 좁아진 당내 입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측도 '이 대표와의 회동설' 등을 적극 부인하는 등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 이 대표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특히 당대표로서 행보가 윤리위 문제와 얽혀 해석되는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심의는 오는 7월7일로 연기됐다. 또 당 혁신위와 국민의당 합당 조건이었던 최고위원 인선 문제 등에서 시작된 이 대표와 친윤계의 대립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송석준 의원은 지난 27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내 분위기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얼마나 부응하는지 반성해야 될 때"라고 직격했다.

친윤계 주축으로 구성된 모임 '민들레(민심들어볼래)'의 공동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내 논란은) 이 대표에게 누적된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무게감, 안정감, 상대를 배려하는 게 있는가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리더십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표출되고 있다"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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