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협상 이틀 만에 “스웨덴·핀란드, 약속 어기면 나토 가입 저지”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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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분리독립 세력 인도 문제로 갈등
지난 5월 18일(현지 시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수도 앙카라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
지난 5월 18일(현지 시각)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수도 앙카라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스웨덴과 핀란드가 자국과의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을 다시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스웨덴과 핀란드는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하며 이는 이미 문서에 담겨 있다”며 “만약 그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당연하게도 우리가 (협정 비준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회에 (비준동의안을) 넘기지 않으면 협정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튀르키예는 28일 핀란드, 스웨덴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양해각서에 서명한 바 있다. 튀르키예는 그간 자국이 분리독립 세력이자 테러단체로 규정한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정파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스웨덴과 핀란드가 지원한다는 이유로 이들 국가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는데, 양국이 차후 PKK 관련자의 신병 인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절차를 밟고 2019년 튀르키예에 부과한 무기수출 금지를 해제한다는 조건으로 가입 거부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협상 타결 이틀 만에 이같은 갈등이 드러난 것은 양해각서에 ‘테러범’ 인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은 우리에게 73명의 테러리스트들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며 “당초에 요구한 것은 60명이었지만 73명으로 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해각서에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튀르키예 측의 테러범 인도 요구를 ‘해결’하겠다는 내용만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토니 알라란타 튀르키예 전문가는 트위터에서 “(튀르키예의 입장이 바뀐 것은) 양해각서에 오해를 줄 수 있는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북유럽 국가들의 나토 가입 전까지 세 국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나토 회원가입에는 전체 회원국 30개국 모두의 동의와 각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스웨덴·핀란드가 튀르키예와의 테러범 인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다면 나토 가입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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