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달 만에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당내에선 그의 출마를 두고 ‘자격미달’ ‘내로남불’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지현 딜레마’를 두고 내홍이 심화하는 분위기다.
이재명에 견제구 날린 박지현 “李 되면 분당 될 수도”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밤 MBC와 인터뷰에서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며 “민주당을 다시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이 자리에서 밝힌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전당대회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박 전 의원장은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당내 계파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고 분당의 우려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는데 저도 동조하는 바”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지금 여러 가지 수사 문제가 얽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치보복을 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것을 방어하기에 급급할 것이고, 그럴 경우 정말 해야 하는 민생은 실종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크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 + 70년대생)’의 출마행렬에 대해서도 “박용진 의원 빼고는 제가 쇄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을 때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셨던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출마요건 못 채운 朴…“박지현 출마는 ‘내로남불’”
다만 박 전 위원장의 경우 현행 당규상으로는 전당대회 출마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실제 출마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만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말 입당해, 전당대회를 치르는 8월을 기준으로 입당한지 6개월이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박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자격미달’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3일) KBS 인터뷰에서 “현행 당헌당규상 (박 전 위원장에겐) 출마자격이 없어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비대위원들 사이에서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빈 전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은 SNS를 통해 “지방선거라는 비상 상황에서 외부 초대 손님이었던 박 전 위원장이 언론을 이용해 민주당을 겁박하는 것이다. 추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출마를 가능케 하면 자신의 출마가 가능해지고, 혹은 당이 당헌·당규를 이유로 박지현의 출마를 좌절시키면 그 후에 박씨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자신의 출마를 가능케 만들기 위해 겁박의 수를 쓴 것”이라고 했다.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도 SNS를 통해 “남에겐 엄격하고 나에게만 관대한 고무줄 잣대와 내로남불 태도, 유체이탈 화법으로는 결코 민주당을 새롭게 바꿀 수 없다”며 “이러한 행보가 다른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 한 번쯤 돌아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