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ji 논문도 유지’ 김건희 여사 논문에 모두 면죄부 준 국민대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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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4편 “연구부정 행위 없거나 검증 불가” 결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6월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6월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쓴 논문 4편에 대한 표절 여부 등을 검증해 온 국민대가 "연구부정 행위는 없었다"는 최종 결론을 내놨다. 영문 제목에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적은 논문도 재검증을 통과했는데, 대학은 "논문의 질은 검증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민대는 또 다른 논문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도 "검증은 불가하다"는 논리를 폈다. 

국민대가 김 여사 논문에 모두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림에 따라 김 여사는 박사학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일 국민대에 따르면, 대학은 전날 표절 논란이 일었던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총 4건에 대한 재조사를 진행한 결과 '표절로 볼 수 없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김 여사의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는 언론 보도와 블로그, 김 여사가 재직했던 디지털콘텐츠 기업 A사의 사업계획서를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민대는 해당 논문과 관련해 "일부 타인의 연구내용 또는 저작물의 출처표시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면서도 "학문분야에서 통상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날 정도의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민대는 그 근거로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의 박사학위가 실무·실용·실증적 프로젝트에 비중을 두고 있는 점 ▲유사도가 높은 부분은 대부분 이론적 배경과 선행연구 고찰에 있다는 점 ▲연구의 핵심 부분에서는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을 들었다. 

특정 회사의 특허와 사업홍보 자료를 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피조사자(김건희)가 A사 소유의 특허를 사업화하는 업무를 수행했고 특허권자가 학위논문 작성에 동의했다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 17호에 발표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표지. 영문 제목에 '회원 유지'를 뜻하는 단어가 'member Yuji'라고 적혀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07년 한국디자인포럼 17호에 발표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 표지. 영문 제목에 '회원 유지'를 뜻하는 단어가 'member Yuji'라고 적혀 있다.

학술지에 게재된 3편 중 2편에 대해서도 연구부정 행위는 없었다는 게 국민대 판단이다. 

특히 영문 제목에 'member Yuji'라고 적어 논란이 컸던 논문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국민대는 "영문 표현을 포함한 완성도 및 인용에서 미흡한 점이 일부 있으나, 논문의 질에 대한 문제 제기는 위원회 규정상 연구부정 행위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연구부정 행위 여부를 가릴 때 논문 내용에 대한 질적 수준은 감안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인용 부분은 이미 공개된 통계자료를 활용하거나 일반적인 연구방법론에 관한 내용이며, 논문 작성 당시 연구윤리를 가늠할 수 있는 시스템과 연구윤리 교육에 관한 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논문인 '애니타를 이용한 Wibro용 콘텐츠 개발에 관한 연구-관상·궁합 아바타를 개발을 중심으로'에 대해선 "다소 인용 분량이 많기는 하나 주석에 출처를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몰 소비자들의 구매 시 e-Satisfaction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 논문에 대해서는 현재 기준에서는 "다소 부적절한 논문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다소 이례적인 판단을 내렸다. 

논문이 발표된 2007년 연구윤리 관련 학계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게 국민대 측 설명이다. 국민대는 검증 불가 이유로 "당시 논문심사의견서 등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대는 김 여사 논문에 대한 검증 압박이 커지자 지난해 8월 예비조사위원회를 꾸려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내부 연구윤리위 규정을 들어 김 여사 논문의 검증 시효인 5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본조사를 거부했다. 이후 교육부가 2011년에 이미 검증시효가 폐지된 점을 들며 재차 검증을 요구하자, 국민대는 지난해 11월 재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민대는 당초 지난 2월 재조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돌연 대선 이후인 3월31일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 교육부가 조사 결과 발표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지만 승인 과정 등을 이유로 버티던 국민대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석 달이 지난 8월에서야 이를 발표했다. 

국민대는 발표 이후 제기될 논란을 의식한 듯 "국민대 연구윤리위 규정에 따른 검증시효를 도과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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