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정치인 발언 못 챙겨’ 尹대통령에 “정치 포기한 것”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8.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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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도 속고 나도 속아” 작심 발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발언한 데 대해 “그것도 문제”라면서 “대통령이 (그런 걸) 파악할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 포기”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수많은 보좌진과 비서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그런 걸 파악하는 것인데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요, 대통령이 파악할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 포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작년 선거운동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는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언급한 뒤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선거 결과가 좋으면 털고 갈 수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용하자면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근혜’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 문자와 관련해선 “(처음 본 순간) 아득했다”면서 “(대선 당시 갈등을) 나만 잊었던 건가 싶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엔 금 수도꼭지가 달렸는데,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였다”며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 받는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사기라고 느낄 것’이라는 지적엔 “그런 지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선 캠페인 때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을 하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겨냥해 “장제원·이철규·권성동을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고, 제가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표현한 분들 이름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누구 때문에 윤 대통령을 뽑았냐고 물으면 장제원·권성동·이철규·박수영·김정재·정진석 때문에 뽑았다는 (대답이) 나올까”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창당설이 나오는 데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며 “창당은 오히려 다른 쪽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핵관’이 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한 신당을 만들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일을 너무 잘하는데 당이 이상해서 내 지지율이 안 오른다’는 논리를 믿는다면 ‘나는 진짜 잘하는데 빛 보려면 창당해야겠네’ 이렇게 갈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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