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이재명, 첫 만남서 기싸움…‘종부세·예산’ 놓고 신경전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8.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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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공통공약 추진 의견 모아…“선의의 경쟁 하자”
權 “1주택 종부세 관심 달라” 李 “과도한 욕심 안 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만났다. 민생 협치에 뜻을 함께하면서도 여야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종부세 완화 문제, 주요 예산 등을 놓고는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권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권 원내대표는 먼저 이 대표에게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으로 승리한 것으로 안다.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면서 덕담을 건넸다.

이어 “당 대표께서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마지막도 민생’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아주 인상 깊게 들었다”며 “말씀처럼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간 공통공약이 많기 때문에 하루빨리 이를 입법화하기 위한 양당의 노력이 가속해야 한다”며 “정책 법안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여든 야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며 “여야 간 공통공약추진기구 등을 만들어서 국민에게 한 약속을 내실 있게 추진하자”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겠지만 필요한 조정은 자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선의의 경쟁, 잘하는 경쟁의 정치를 하자”고 했다.

구체적 사안을 두고는 시각 차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1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하겠다고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는데, 지금 여야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관심을 두고 들여다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에 “종부세 문제에 대해선 당에 가급적 협력적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또 그렇다고 권 원내대표께서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진 마시라. 적절한 선에서 처리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또 최근 발생한 수해 피해를 언급하며 정부 예산안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반지하방의 참혹한 현장을 보시고 주거환경 개선에 대해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예산안에서 서민용 영구임대주택 예산이 5조6000억원이나 삭감됐다. 그러면 그분들이 갈 데가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소상공인 골목상권에 큰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도 전액 삭감했더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영구임대주택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문제를 제기하면 노력해 보겠다”면서도 다른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철학과 우리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정부를 불러서 서로 간 노력을 하겠다”고 받아쳤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두 분이 대학 선후배 사이”라며 “옛날 학교 다닐 때 고시공부했던 이야기들 하면서 편안하게 사담을 나눴다”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와 이 대표는 중앙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박 대변인은 또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가 의원 배지가 아닌 민주당 배지를 단 것을 보고 “당 대표 답다”고 덕담했고, 이 대표는 “형수님께 안부 전해달라고 인사하며 환담이 끝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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