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에 드리운 극우 유튜버 그림자…추석 선물도 보냈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9.08 12: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에 선물 발송 알려지며 논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극우 유튜버와의 석연치 않은 연결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인 이들을 취임식에 초청하고, 그 가족을 대통령실에 채용한 데 이어 이번엔 추석 선물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사안이 반복되면서 의구심도 더 커지는 모양새다. 

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취임 후 첫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각계 인사 1만3000여 명에게 선물을 발송했다. 선정 기준은 '국가와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호국 영웅 및 유가족·사회적 배려계층'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9월1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 ⓒ 페이스북 캡처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9월1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 ⓒ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대통령실 명절 선물 수신자에 극우 유튜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지난 1일 실시간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 부부가 추석 선물을 보냈다며, 포장지부터 선물·카드 내용까지 상세히 공개했다. 포장지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발신자로, 김 대표가 수신자로 적혀 있었다. 전남 순천, 전북 장수의 매실·오미자청, 경기 파주의 홍삼 양갱, 강원 원주의 볶음 서리태, 충남 공주의 맛밤, 경북 경산의 대추칩 등 공식 선물 구성품과도 일치했다.

김 대표가 어떤 이유로 대통령 부부의 선물 발송 대상자에 포함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방송에서 선물 포장지를 직접 뜯고 내용물을 공개하면서 "(제가) 대표해서 받았을 뿐, 제가 잘나서 받은 것도 아니고, 여러분 전체에 보내는 선물이라 생각한다. 대통령 내외께서 보내주셨기 때문에 기뻐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라이브 방송 시청자가 "대통령이 대표님을 아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대선 때 선거) 운동을 많이 했잖아"라고 답했다.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9월1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 ⓒ 페이스북 캡처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가 9월1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로부터 받은 추석 선물 ⓒ 페이스북 캡처

김 대표는 2019년 4월 당시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후 "너 잘못 걸리면 죽는다"며 윤 대통령 집 앞을 칮아가 협박한 인물이다. 이 일로 김 대표는 구속됐다가 석방됐고, 불구속 기소됐다. 해당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윤 대통령과의 시작은 '악연'이었던 셈이다. 

이랬던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정치 참여를 선언하자 '열혈 지지자'로 간판을 바꿨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 후 당내 경선과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지지 운동을 본격화 했고 현재까지 팬클럽 '열지대'의 회장을 맡고 있다. 열지대는 청와대 개방 이후 대통령 부부의 '등신대'를 관람객 동선에 비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통령 지지 활동을 활발히 이어 온 김 대표는 진보성향 단체가 윤 대통령 사저 앞에서 평산마을 집회에 대응한 '맞불' 집회를 하자 이에 대응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추석 선물 수령과 관련한 기사를 링크하며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이 원한다고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며 "비서관실의 추천, 대통령과 여사님 선정 그리고 총무비서관실 최종 판단에 따라 결정, 배송된다"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의중이 작용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