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충격’에 日경제 30년 전으로 후퇴…“버블경제 붕괴 직후 수준”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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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보다 2배 높던 평균임금 이제 비슷…구매력은 역전”
지난 7일(현지 시각)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중개업체 사무실의 전광판에 엔화와 달러화 환율이 비치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144달러대까지 올랐다. ⓒEPA연합
지난 7일(현지 시각) 일본 도쿄의 한 외환거래중개업체 사무실의 전광판에 엔화와 달러화 환율이 비치고 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144달러대까지 올랐다. ⓒEPA연합

엔화 약세(엔저) 충격에 일본 경제가 3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일본 현지 유력매체의 평가가 나왔다.

19일(현지 시각)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올해 환율이 1달러에 140엔 수준이 될 경우, 올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92년 이후 30년 만에 4조 달러(약 560조엔)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명목 GDP는 553조엔(약 5366조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달러당 140엔 환율을 적용한다면 올해 일본 GDP는 3900억 달러에 그친다는 것이다. 다만 환율 140엔 계산은 향후 엔화 약세가 심화할 경우를 가정한 분석으로, 현재 연간 GDP를 환산할 때 적용되는 평균 환율은 달러당 약 127엔을 유지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이같은 계산 하에서 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일본 경제 규모는 버블경제 붕괴 직후와 비슷해진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버블 붕괴 후 전 세계 GDP는 4배로 늘었는데, 과거 전체의 15%를 넘게 차지했던 일본 경제의 점유율은 4%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3위인 일본 GDP는 4위인 독일과도 큰 차이가 없어진다.

엔저 현상은 일본 국력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 수준으로 낮아지면 외국인 노동자가 엔화로 월급을 받으면서 일본에서 일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구치 유키오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교 명예교수는 “통화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국력을 저하한다”며 “해외에서 인재를 끌어올 수 없게 되며 성장을 방해한다”고 우려했다.

닛케이는 또 올해 대(對)달러 통화가치 하락률 집계에서 엔화와 한국 원화를 비교했다. 신문은 엔화가치 하락률이 원화보다도 높고, 2011년까지만 해도 2배 차이 나던 달러환산 평균임금도 이제 거의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물가 차이를 고려한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는 이미 역전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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