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가느니 망명”…30만 軍 동원령에 러시아 국경 ‘탈출 러시’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2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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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핀란드 국경검문소 혼란…비행기 티켓값도 폭등
독일 “푸틴의 길 증오하는 탈영병들 보호할 것…망명 환영”
러시아 경찰들이 21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부분적 군 동원령에 항의하는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AFP연합
러시아 경찰들이 21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부분적 군 동원령에 항의하는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AFP연합

러시아 정부의 군 동원령 선포 이후 조국을 떠나려는 소집 대상자들이 몰려 들면서 일부 국경검문소가 혼잡을 빚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에서 조지아로 통하는 베르흐니 라르스 국경검문소에는 5㎞에 달하는 차량 행렬이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목격자들은 이날 국경을 통과하는 데 7시간이 걸렸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조지아는 러시아인이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접국 중 하나다.

BBC는 군 동원령으로 인한 소집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 남성들이 몰리면서 이같은 대기행렬이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대기하던 익명의 한 남성은 BBC에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직후 다른 어떤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여권만 들고 국경으로 향했다”며 “내가 동원소집 대상 기준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지아 외에도 러시아와 국경 1300㎞를 공유하고 있는 핀란드는 밤새 국경검문소 통행량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세르비아, 두바이 등 비행기를 통해 무비자로 출입국이 가능한 국가들의 경우에도 군 동원령 발표 직후 항공권 가격이 치솟았으며, 일부 국가의 경우 티켓이 매진되기도 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러시아에서 해외로 탈출한 이들의 망명을 환영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심각한 탄압의 위협을 받는 탈영병들은 원칙적으로 독일에서 국제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며 “망명신청 승인 여부는 안전 점검 이후 개별 사례별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도 트위터에 “푸틴의 길을 증오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라면 독일은 환영한다”고 전했다.

반면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은 해외로 탈출한 러시아인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핀란드도 국경 근처 치안상황 악화를 고려해 관광 비자 중단, 국경 통과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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