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열흘 만에…서울교통공사 사장 공식 사과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24 18: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인의 뜻 이어받아 안전한 일터 만들 것”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스토킹 살인사건 현장인 서울 중구 신당역 여성 화장실을 찾아 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조문 뒤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스토킹 살인사건 현장인 서울 중구 신당역 여성 화장실을 찾아 화장실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조문 뒤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 지하천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열흘 만인 24일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공식으로 사과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신당역 여자화장실 앞에 마련된 피해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더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일터에서 불의의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께서는 어려운 근무환경 속에서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자기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수행했다”고 추모했다.

이어 “오랜 기간 큰 고통 속에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돼 통한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건이 벌어진 이후 어떤 사과를 드리고 어떤 좋은 대책을 만들어도 고인께서 다시 돌아오실 수는 없겠지만, 이 세상에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이어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고인이 남긴 뜻을 이어받아 더 안전한 지하철, 안심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직원들이 더욱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의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챙겨보겠다”며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찾아내 고치고 조속히 대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사는 고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인을 명예직원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공식 사과문 발표는 사건 발생 열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신당역에서는 지난 14일 밤 여자화장실을 순찰하던 서울교통공사 소속 20대 역무원이 동료 직원이었던 전주환(남·31)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불법 촬영물 유포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만남을 강요한 혐의로 고소당한 전씨는 이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직위해제를 통보받았으나, 회사 내부 전산망인 메트로넷 접속 권한을 여전히 갖고 있어 이를 통해 피해자의 근무지, 근무 일정 등 개인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1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후 검사 4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려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날(23일)에는 서울교통공사 내부 전산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 공사 내 정보운영센터, 구산역·증산역 역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구산역·증산역 역무실은 전씨가 범행 전 방문해 내부 전산망에 접속했던 장소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