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급물살 탄 3세 승계…신유열의 역할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4 13: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롯데 주력사업 전환 중인 화학서 중역 맡을 듯
지난 8월31일 하노이에서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 간 면담 자리에 신유열 일본 롯데케미칼 상무(가장 왼쪽)가 배석한 모습 ⓒ베트남 VNEWS 유튜브 영상
지난 8월31일 하노이에서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국가주석 간 면담 자리에 신유열 일본 롯데케미칼 상무(가장 왼쪽)가 배석한 모습 ⓒ베트남 VNEWS 유튜브 영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일본 롯데케미칼 상무가 공개석상 참석을 늘리며 롯데가(家) 3세 승계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상무는 향후 롯데그룹이 주력 사업으로 낙점한 화학사업 부문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 상무는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노무라 교류회’에 참석했다. 2006년부터 롯데그룹과 노무라 증권이 함께 개최해온 이 행사는 노무라경제연구소(NRI)가 세계 경제 전망과 롯데의 미래 등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다.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신 상무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런 그가 언론 앞에 선 건 2020년 1월 할아버지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장례식 당시가 처음이었다.

상황은 지난 5월 신 상무가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부임하면서 달라졌다. 이후 그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하는 등 공식석상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 상무를 중심으로 한 롯데그룹 3세 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상무는 신 회장의 족적을 그대로 밟아왔다. 일본 사학 명문 아오야마가쿠인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등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게이오대를 거쳐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했다. 신 회장이 아오야마가쿠인대를 졸업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모든 학력이 동일하다.

사회에서 쌓은 이력도 그렇다. 신 상무는 2014년 노무라증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2020년 10월 일본 (주)롯데 유통기획부 리테일 담당 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지난해 4월 일본 롯데홀딩스 영업전략부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에 올랐다.

신 회장 역시 노무라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부장으로 입사해 유통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 이후 1990년 롯데케미칼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에 오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신 상무가 신 회장처럼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화학사업 부문에서 중역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그룹은 현재 주력 사업 부문을 기존 유통·음식료에서 화학과 바이오, 헬스케어 등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내 화학사업 부문 비중(33%)은 이미 지난해 유통사업 부문(27.5%)을 뛰어넘은 상태다.

롯데그룹은 2030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해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등 화학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상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배터리 소재 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 내에서 해외투자와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고 있는 신 상무가 향후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김 상무는 일본 현지에서 화학사업 부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등 투자처 발굴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 회장은 일본 대형 건설사인 다이세이의 고(故) 오고 요시마사 회장의 차녀 오고 미나미 여사와의 슬하에 장남 신 상무와 장녀 신규미씨, 차녀 신승은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경영에 참여한 건 신 상무가 유일하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