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못 부러뜨려 아쉽다” 檢 조사받은 박수홍 부친이 남긴 말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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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父에 폭행당해 병원행…유선으로 가족 대질조사
부친 “돈 관리 내가 했다”며 큰아들 횡령 혐의 부인
개그맨 박수홍ⓒ연합뉴스<br>
방송인 박수홍 ⓒ연합뉴스

자신의 출연료 등을 횡령한 혐의로 친형을 고소한 방송인 박수홍(52)씨가 검찰 조사 도중 부친에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부친은 차남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후에도 "다리를 못 부러뜨려 아쉽다"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5일 박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노종언 변호사 등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오전 10시께 서울서부지검 조사실에서 대질조사를 위해 출석했던 부친으로부터 정강이를 폭행당한 뒤 과호흡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 자리에는 박씨의 친형으로 횡령 혐의를 받고 구속된 진홍씨와 그의 아내 이아무개씨, 박씨의 부친 등이 있었다. 당시 박씨 부친은 "왜 인사를 하지 않느냐. 흉기로 해치겠다"고 소리치며 박씨를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 측근과 변호인은 박씨가 평소 부친으로부터 폭행 및 흉기 위협을 받아왔기 때문에 방검복까지 착용한 채 검찰 조사실로 향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친은 이날 작은 아들의 정강이를 걷어 찬 후 '흉기로 XX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변호인 등이 전했다. 

박씨는 이후 "어떻게 평생 가족들 먹여 살린 나에게 이렇게까지 하실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하면서 실신했고 응급차에 실려 이송됐다.

이후 검찰은 박씨의 상태를 고려해 당일 오후부터 진홍씨와 아내, 부친은 검찰청 조사실에서, 박씨는 자택에서 스피커 폰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도 부친은 수 차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박씨의 부친은 전날 박씨가 병원에 실려간 후 검찰청 인근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던 중 SBS연예뉴스 취재진을 만나 "부모를 봤으면 '그동안 잘 계셨어요' 하든지, 아니면 '미안합니다' 해야하지 않느냐. 그동안 빨래해줘, 반찬 보내줘, 청소해줘 뒷바라지를 그렇게 해줬는데 내가 개돼지도 아니고 그렇게 대우하는 게 맞느냐"며 폭행을 정당화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실제로 돈을 벌게 된 것은 10년 정도밖에 안됐으며, 큰아들 진홍씨가 부동산 투자에 능해 상가 8채 이상 등을 소유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친은 큰 아들의 횡령 혐의를 부인하며 "모두 내가 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갔다. 부친은 검찰에서도 자신이 인터넷 OTP와 공인인증서를 활용, 법인 및 개인통장 관리를 모두 직접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직계 가족인 부친이 횡령한 경우 처벌받지 않는 친족상도례를 악용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친은 이어 "지(박씨) 형은 모닝을 타고 다녔다. (박수홍이) 도둑놈의 XX 아니냐. 언론에서 부모가 자기한테 빨대를 꽂았다는 식으로 만들어놨던데 다리를 부러뜨리지 못한 게 아쉬운 거다. 그게 무슨 아들이느냐"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박씨의 형 진홍씨는 매니지먼트 법인을 설립한 뒤 동생과의 수익배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출연료 등 최소 수십억 원 가로챈 혐의로 지난달 13일 구속됐다.

검찰은 진홍씨의 아내 이씨를 공범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부부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에 총 시가 100억원 상당의 건물 여러 채를 공동으로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박씨에게 보험 가입도 권유했으며, 박씨 명의 8개 생명보험의 누적 납입액은 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확한 횡령액과 다른 가족의 공모 여부 등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뒤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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