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법률대리보다 공감과 응원”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김재련 변호사(51세, 사법연수원 32기, 법무법인 온세상)는 서지현 전 검사의 ‘미투(Mee Too, 나도 당했다)’ 사건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 변호를 맡았다. 김 변호사는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 함께 말 그대로 ‘생사고락’을 함께했다. 특히 박 전 시장 사건에서 지지자들의 엄청난 공격에 시달렸다.
이 모든 과정은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쓴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그는 책에서 “‘법무법인 온세상’ 김재련 변호사님의 사무실, 내가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였다”면서 “변호사님은 때때로 내가 아플 때 그 아픔에 공감했고, 내가 울 때 그게 어디든 같이 울어줬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한 날이든 평범한 날이든 먼저 전화를 걸어 응원해 주셨고, 기사가 나거나 사건이 있는 날에는 나보다 더 격하게 분노하며 공감해 주셨다”면서 “1년 반 동안 끔찍한 위협과 음해에 시달리면서도 나와 함께하는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응원하고 격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것에 대해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피해자를 대리하는 것은 변호사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해야 할 일을 해왔을 뿐인데 뜻깊은 선정을 해주니, 이를 이정표 삼아 앞으로도 피해자를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폭력 피해자를 대리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피해자들은 사건의 결과보다는 사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공감, 배려, 지지, 연대를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큰 힘을 얻는다는 것”이라면서 “피해자에게 힘이 되는 것은 가족, 친구, 이웃의 따뜻한 응원과 공감이다.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용기를 얻도록 더 열심히 법률대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