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IT·스타트업]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8 07:35
  • 호수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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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22 차세대리더' 100인]
“스타트업, 투자받는 게 목표 돼선 안 돼”

시사저널의 창간 기획 ‘차세대 리더 100’은 국내 언론 사상 최장기 기획인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이다. 창간 33주년을 맞아 시사저널이 내놓는 ‘2022 차세대 리더 100’의 선정 과정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해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국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함께 위기감이 커지는 2022년 말. 시사저널이 제시하는 100명의 차세대 리더를 보면서, 그래도 내일을 기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소망해 본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 서비스 기업을 창업한 알스퀘어 이용균(39) 대표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게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월11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 사업을 통해 가치를 만드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면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알스퀘어는 고객들에게 비주거형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파편적으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비주거형 부동산 정보들을 한데 모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창립 5년 만에 매출액 50억원을 달성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창립 10주년인 지난해에는 수주매출액 1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프롭테크 기업 중에서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알스퀘어가 유일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용균 대표를 만나 알스퀘어의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시사저널 박은숙

알스퀘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기업이다.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DB) 역량으로 ‘아시아의 프롭테크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알스퀘어가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프롭테크의 본질은 무엇인가.

“IT를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점진적으로 혁신하는 것이다. 알스퀘어는 기술을 통해 기존에 있던 걸 없애는 게 아니라 개선하고 더 잘해 나가는 방향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굉장히 폐쇄적이다. 기관투자가나 큰손들이 비용과 정보를 움켜쥐고 있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품을 팔아도 비싼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다. 알스퀘어가 주목했던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알스퀘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그동안 모은 30만 건의 데이터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많은 부동산 플랫폼 시장에서 알스퀘어의 경쟁력은. 

“어떤 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퀄리티 높은 데이터다. 알스퀘어는 돈이 되는 정보나 가치 있는 정보가 오프라인에 흩어져 있다고 믿는다. 시간과 비용이 들어도 이 정보들을 수년간 전수조사했다. 일부 프롭테크 회사는 부동산원이나 국토교통부의 공공데이터를 보기 좋게 큐레이션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은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받은 이후에야 수익화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로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만 가진 데이터야말로 본원적인 경쟁력이자 가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계속 투자해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면 훨씬 회사가 건실해질 수 있다.”

알스퀘어의 핵심 수익모델은.

“알스퀘어는 올 상반기에만 1000억원 넘는 수주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전체 수주(1200억원)의 80% 이상을 단 6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 프롭테크 기업 중에선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냈다. 핵심사업인 부동산과 인테리어 부문이 고른 실적을 낸 덕분이다. 앞으로는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빌딩 30만 개의 DB를 활용한 데이터 애널리틱스와 베트남, 싱가포르 등 해외사업을 통해 수익모델을 확장하려고 한다.”

최근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상장 계획과 투자 규모는. 

“지난해 11월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7200만 달러(약 8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총 누적금액은 1140억원에 달한다. 당장 상장할 계획은 없다.”

향후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방대하고, 깊은 데이터를 활용해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부동산 시장 구조를 혁신하는 게 알스퀘어의 목표다. 신사업인 물류센터, 리테일 임대차 중개와 토지·건물 매입매각 자문, 해외사업 등이 빠른 시일 안에 일정 궤도에 올랐다. 이제 이 사업들이 성장해 회사의 또 다른 핵심 사업으로 올라서게 하는 게 목표다.”

창업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

“그동안 투자시장 분위기가 너무 좋다 보니 사업 자체의 본원적인 경쟁력을 생각하지 않은 측면이 컸다.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라 투자도 쉽게 잘됐고, 서비스를 내기도 쉬웠다.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았던 셈이다. 창업자들이 이제는 냉정하게 현실을 보고, 다음 발걸음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한다. 사업을 통해 가치를 만드는 게 목표가 돼야지, 투자를 받는 게 목표가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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