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된 카카오톡, 국민 메신저 지위도 휘청?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10.15 21: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이터 센터 화재로 서비스 6시간 넘게 정지
라인‧텔레그램‧우버‧티맵 등 대체 서비스 급부상

15일 오후 3시30분경, 바삐 움직이던 스마트폰 유저들의 손가락이 일제히 ‘주춤’했다. 메신저 앱(app)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서다. 카카오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탓인데, 이날 오후 9시를 넘겨서까지 서비스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토요일 주말, 주력 서비스가 일제히 멈춘 탓에 카카오의 피해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섞인 관측이 제기된다. 반면 라인이나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 앱 서비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 앞에서 스마트폰 다음 애플리케이션에 오류 메시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앞에 ‘올스톱’ 된 카카오

1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3분 성남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 지하 3층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6층~지하4층 규모로 네이버, 카카오, SK그룹 통신사 데이터 등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에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일제히 먹통이 됐다. 이날 오후 9시50분 기준 카카오톡 메시지 송수신은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다. 카카오톡 웹 버전 로그인도 할 수 없다. 로그인을 시도하면 ‘요청하신 작업을 수행하지 못했다. 일시적인 현상이니 잠시 후 다시 시도해달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카카오톡 외 카카오페이, 카카오스토리, 카카오T(택시), 카카오맵 등 서비스 역시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포털 사이트 다음 역시 오류 알림이 뜨거나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인 오후 5시46분께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카카오가 다른 데이터센터의 백업망을 활용해 긴급 서비스 복구에 나섰지만, 서비스가 완전 재개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 계열사 다수 서비스가 15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의 영향으로 장애를 일으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내비 등 계열사 다수 서비스가 15일 오후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의 영향으로 장애를 일으켜 많은 사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T 대신 우티, 카카오톡 대신 라인?

IT업계 일각에선 이번 화재 탓에 카카오의 유‧무형 피해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산상 피해는 화재보험 등으로 상쇄할 수 있지만, 일부 서비스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화재 발생일이 택시 호출이나 메신저 앱 사용량이 많은 토요일 오후였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실제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나 소상공인 커뮤니티 등에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대체 앱을 문의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신저 앱 ‘라인’이나 해외 메신저 앱 ‘텔레그램’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또 카카오택시 대안으로 미국 자동차 공유 플랫폼 ‘우버’와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인 중개택시앱 ‘우티’ 등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카오의 경쟁 업체들도 이번 화재를 신규 회원 유치 기회로 활용하려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15일 네이버 검색창에 자사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네이버는 이날 오후 네이버 모바일 버전 검색창 하단에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사용하세요’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우티는 택시기사들에게 “현재 타 택시호출 서비스 오류로 우티앱으로 택시 호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우티앱에 접속해서 오후 5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어지는 피크타임 인센티브 프로모션 혜택도 누려보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전송했다.

카카오는 사태 해결을 위해 긴급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카카오톡, 일부 카카오 및 Daum 서비스의 장애 복구가 지연돼 안내 드린다”며 “현재 화재 진압 과정에서 전원 공급 차단으로 인해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원 공급 재개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나 밤샘 작업이 이어질 수도 있음을 사전 안내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